오세훈 "사관학교 통합, 군 전문성·정체성 훼손 우려"

기사등록 2026/07/05 14:51:01 최종수정 2026/07/05 15:08:24

각군 전문성·정체성 훼손 우려 제기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민선 9기 첫 민생 행보로 서울 강서구 마곡미술길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과 관련해 각 군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국가안보의 백년대계인 장교 양성체계를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장교 양성체계는 국가안보의 백년대계"라고 했다.

그는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대통령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으로만 추진할 일이 아니다"며 "합동성 강화라는 표면적 이유로 각 군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정체성까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주요 군사강국들도 합동작전을 강조하지만 사관학교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각각 두면서 합동참모체계와 합동교육을 통해 연합작전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합동성은 학교를 하나로 합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군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종합예술이 중요하지만, 미대·음대·체대를 합치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오 시장은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태릉CC 주택공급과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와 맞물릴 가능성에도 신중론을 폈다.

그는 "더구나 만약 이번 통합이 태릉CC 주택공급을 위해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는 것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의사"라며 "태릉CC 개발이든, 육군사관학교 이전이든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교통, 교육, 문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공감과 동의를 얻는 절차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공급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오 시장은 "주택공급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80년간 축적된 장교 양성체계와 국군의 역사적 자산은 한번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 "특히 태릉과 화랑대는 대한민국 국군의 전통이 축적된 상징적 공간이자 서울의 중요한 안보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함께 거론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학교 대책도 없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호 밀어넣기를 하려는 것처럼 안보의 보루인 육사도 주택 숫자 늘리는데 활용하려는 심산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오 시장은 정책 당사자인 사관생도와 현역 장병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군 개혁 방향에 대해선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통합이 아니라 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급간부 지원율 감소, 우수 인재 유출, 복무 여건과 처우 문제 등을 언급하며 "흔들리는 군의 사기를 회복하고, 젊은 인재들이 자부심을 갖고 군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