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14집 '골든 아워 : 파트 5' 리뷰
'청양고추 바이브'의 유연한 글로벌 승화
브라질리언 펑크로 확장한 대중성
타이틀곡 '배드', 빌보드 '핫100' 진입 유력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배드'는 에이티즈가 구축해 온 음악적 영토가 한층 유연하고 광활하게 확장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과거 미니 9집 '바운시(BOUNCY)'가 한국 고유의 토속적인 '청양고추 바이브'를 날것의 에너지로 터뜨렸다면, 역시 "청양고추 바이브 쉬 스파이시(Vibe she spicy)'를 외치는 '배드'는 그 매운맛의 서사를 브라질리언 펑크(Brazilian Funk)라는 이국적인 장르와 교배해 글로벌 무대에 걸맞은 세련된 팝 문법으로 승화시켰다. 직관적인 챈트 훅과 반복적인 리듬 구조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최근 영국 'BST 하이드 파크' 헤드라이너 무대에서 입증했듯 거대한 페스티벌 현장에서 수만 명의 관객이 쉽게 떼창하며 호흡할 수 있는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한층 무르익은 매운맛이 국제적인 범용성과 유연함을 획득한 셈이다.
음악적 외연의 확장만큼이나 주목할 지점은 내포된 세계관의 심화다. 그간 에이티즈가 디스토피아적 외부 시스템에 대한 저항을 노래했다면, 이번 신보는 인간 내면의 은밀한 감정 제어 시스템으로 시선을 옮긴다. 세계관의 핵심 오브제였던 '소프루(SOPRO)'를 여성으로 의인화해 상대의 감정을 읽고 제어하는 존재로 재정의한 지점이 흥미롭다. '이해'라는 이름의 착각이 실상은 완벽한 '동기화'를 통한 통제일 수 있다는 통찰은, 사랑과 지배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질문하며 서사에 묵직한 미학적 깊이를 더한다. 선택이 아닌 반응의 상태에 놓인 인간의 심리가 강렬한 사운드와 퍼포먼스 속에 유기적으로 맞물린다.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체이스 인피니티(Chase Infiniti)가 에이티즈 '배드'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이번 앨범은 시각적으로도 풍성하다. 인피니티는 현재 스타디움 투어를 도는 에이티즈가 1000석 규모의 홀(hall) 월드투어를 돌 때부터, 이 팀의 팬이었던 팬덤 '에이티니'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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