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 "의혹 해소 안돼…수사 과정도 공개해야"
합수본 선관위 수사 확대…한 달째 진행 중
전문가 "객관적·투명한 수사로 갈등 줄여야"
개표소 봉쇄 시위 29일째인 지난 3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만난 집회 참가자들은 시위가 장기화되는 이유로 "부정선거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포천에서 할머니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모(19)씨는 "투표용지 부족부터 이해되지 않는다"며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단순한 관리 부실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투표가 근간인데 의혹이 남아 있는 상황 자체가 불안하다"고 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모(37)씨도 "선관위의 관리 문제와 의혹부터 제대로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수사가 장기화되는 사이 국민들의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에 문제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KTX를 타고 거의 매일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남궁모(60)씨는 "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했는데 그 과정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공정하게, 누구의 개입도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최근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연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합수본은 다수의 관계자들 조사를 통해 지선 당일 보고 경로와 사태 발생 경위 등을 폭넓게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시위 현장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남씨는 "현장에서 경찰에게 물어봐도 중립을 이유로 충분한 설명을 듣기 어려웠다"며 "한 달이 지났는데도 사건이 얼마나 진척됐는지 국민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원에서 온 양모(33)씨 역시 "수사기관이 애매한 설명만 반복하는 것이 가장 답답하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합수본 수사가 어떤 결론에 이르더라도 결과만으로는 사회적 논란을 끝내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수사 과정과 법적 근거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만 불신과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결과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사는 객관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며 "어떤 법 조항을 적용했고 어떤 근거로 판단하는지 국민에게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인 기준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신뢰 회복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도 "이번 사안은 수사기관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며 "선관위도 국민이 의문을 갖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집회가 아닌 사회 전반의 신뢰 문제로 봤다.
김 교수는 "선거 관리 논란뿐 아니라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면서 젊은 세대의 분노도 커졌다"며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적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적인 사안인 만큼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는 별개로 적절한 수준의 중간 수사 발표와 설명은 필요하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보여주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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