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를 공개합니다…극장 숨은 공간이 콘텐츠가 되다

기사등록 2026/07/05 10:00:00

세종문화회관 '백스테이지 투어' 외국인 이어 내국인 확대

파주 '무대예술지원센터', 국내 유일 소품·의상 보관소 투어

예술의전당, 공연장 게릴라 투어 인기…관객 경험의 확장

[서울=뉴시스]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한 관객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배우들이 분장하는 공간, 무대 장치가 움직이는 통로, 극장 옥상까지 평소 관객의 출입이 제한됐던 극장 안팎의 공간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공연 한 편을 객석에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공간까지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공연장들도 무대 뒤 공간과 시설을 관객에게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세종문화회관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5월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던 투어 프로그램을 확대해 이달부터 내국인 대상 '세종 백스테이지 투어'를 시작한다.

참가자들은 대극장 무대와 연습실, 무대 뒤 공간, 옥상 등을 둘러보며 공연장이 운영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신대섭 종문화회관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단순히 극장 공간만 보는 게 아니라 연습실과 대극장, 옥상도 간다"며 "예술단의 연습 일정이 매번 달라 특정 공연에 충성도가 있는 팬들에게는 백스테이지를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정식 오픈 전인 대극장 옥상 전망대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여한 외국인 관객들이 옥상 전망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예술의전당은 상설 투어 대신 한가람디자인미술관과 연계한 '공연장 게릴라 투어'라는 이색적인 실험으로 호응을 얻었다.

최근 열린 '페르난도 보테로' 전시와 연계한 게릴라투어에서는 일반 관객이 평소 출입하기 어려운 발코니석과 공연장 곳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이정아 예술의전당 홍보부장은 "복합 아트센터로서 공연장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관객의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취지였다"면서 "하루 전날 인스타그램 공지만 보고 관객들이 안내 깃발을 따라 뛰어올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예술의 전당은 향후에도 주요 기획 공연이나 전시에서 이벤트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뉴시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페르난도 보테로전'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예술의전당의 '게릴라 투어' 현장. (출처=예술의전당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이처럼 공연장이 평소 닫혀 있던 공간을 관객에게 개방하는 흐름은 공연장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극장은 경기 파주 무대예술지원센터를 통해 공연예술 아카이브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무대 장치와 소품, 의상 등을 보관하는 수장고 역할을 겸하고 있어, 관람객들은 실제 공연에 사용된 의상을 입어보거나 무대 세트와 소품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주현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팀장은 "통상적인 백스테이지 투어와는 다르게 무대 장치나 무대 용품들을 보관하는 센터"라면서 "보관소를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곳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관소만 투어하기엔 콘텐츠가 부족할 수 있어 실제 무대 세트를 보여주는 전시실을 조성하고, 무대를 만들어 월 2회 공연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경기도 파주시에 소재한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개방형보관소. (사진=국립극장 제공)
해외 명문 극장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오래전 부터 운영해왔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백스테이지 투어와 함께 아티스트 전용 라운지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유료 프로그램을 2000년대 초반에 도입해 상설 운영 중이다.

영국 런던 국립극장은 1976년 런던 사우스뱅크에 극장이 문을 연 이후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던 개방 행사를 1990년대부터 상설화하고, 극장을 하나의 '예술 공장'으로 브랜드화했다.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전속 무용단인 '로켓츠' 단원들과 관객이 백스테이지에서 만나는 엔터테인먼트 투어를 운영 중이다.

[서울=뉴시스]경기도 파주시에 소재한 '국립극장 무대예술지원센터' 의상보관소. (사진=국립극장 제공)
관객들이 백스테이지와 무대 뒤 공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완성된 공연뿐 아니라 예술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대 위 공연은 물론 공연이 만들어지는 공간과 과정, 공연 이후 남겨진 기록과 아카이브까지 공연예술을 이해하는 또 다른 콘텐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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