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걸으며 손바닥 인사, 천창수 울산교육감의 '퇴임 로드'

기사등록 2026/06/30 16:37:44

"교육은 소통과 신뢰에서 시작" 메시지로 마무리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이 30일 퇴임식 행사를 마치고 직원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6.06.30 gorgeousk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교육은 소통과 신뢰에서 시작합니다. 신뢰가 쌓이면 평화로운 학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30일 오후 울산시교육청 현관.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청사를 나서자 직원들이 길게 늘어서 '퇴임 로드'를 만들었다. 박수 소리가 이어졌고, 하얀색, 붉은색 꽃잎이 천천히 흩날렸다.

천 교육감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손바닥을 맞부딪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짧은 하이파이브였지만 3년 3개월을 함께한 시간을 담은 마지막 인사였다. 미소를 짓던 직원들은 끝내 눈시울을 붉혔고, 곳곳에서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퇴임 로드의 끝에서는 제11대 교육감으로 취임하는 조용식 당선인이 꽃다발을 들고 천 교육감을 맞이했다. 교육의 바통이 조용히 다음 주자에게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열린 퇴임식은 울산시교육청 개청 이후 처음으로 현직 교육감이 임기를 모두 마치고 갖는 공식 퇴임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그동안 울산시교육청은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중도 하차와 구속, 사망 등으로 정상적인 퇴임식을 치른 교육감이 없었다.

퇴임식이 열린 대강당 역시 마지막을 함께하려는 교육가족들로 가득 찼다. 본청과 직속기관 직원들이 객석을 메운 가운데 대현초등학교 합창단이 스승의날 노래를 부르자 천 교육감은 잠시 고개를 숙인 채 눈시울을 붉혔다.

퇴임사에서는 아내인 고 노옥희 교육감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참석자들도 조용히 숨을 죽인 채 그의 마지막 인사를 경청했다.

천 교육감은 "교육은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존중하고 신뢰할 때 비로소 교육이 성과를 낼 수 있다"며 "교육은 소통과 신뢰에서 시작한다"는 말을 끝으로 교육감으로서의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2023년 보궐선거로 취임한 이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서이초 사건과 잇따른 교육활동 침해를 겪으며 학교 공동체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돌아봤다.

이에 임기 동안 '회복적 생활교육'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며 학교 구성원 간 존중과 소통 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을 쏟았고, 학생 맞춤형 교육과 독서·토론·탐구 중심 수업, 미래교육 기반 조성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특히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학교 현장을 지켜온 교장·교감과 원장·원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최고의 학교는 교사들이 많이 웃고 서로 협력하는 학교이며, 후배 교사들이 닮고 싶어 하는 학교"라고 강조했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이 30일 퇴임식 행사를 마치고 직원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6.06.30 gorgeousko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천 교육감은 "수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있었기에 오늘 영광스럽게 퇴임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울산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울산교육과 아이들의 성장을 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의 한 간부 직원은 "교육청 개청 이래 현관에서 박수와 웃음, 그리고 아쉬움의 눈물이 함께하는 자리는 오늘이 처음이었다"며 "교육행정가이자 어른이었던 천 교육감의 마지막 장면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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