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임위, 10차 회의 개최…최초 요구안 격차 1680원
노동계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생존권 보장해야"
경영계 "현장 지불 능력과 경제 파급 효과 고려해야"
[세종=뉴시스]박정영 기자 =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시한을 넘겼지만 노사는 여전히 최초 요구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최초 요구안의 격차는 168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노사는 지난 23일 열린 8차 회의에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제시했다..
이후 9차 회의에서 노사는 최초 요구안을 두고 본격적인 공방을 시작했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별도의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10차 회의에서도 노사 간 대립은 계속됐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법에는 노동의 가치와 소득분배의 원칙, 복지의 관점이 함께 담겨 있다"며 "특히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한국 노동시장에서는 소비 여력을 높여 수요를 자극하는 임금 인상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제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과감한 최저임금 인상 없이는 지금의 침체된 내수 경제를 다시 움직이기 어렵다"며 "최저임금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보장하고, 이들이 보다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길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논할 때마다 사용자의 지불 능력을 핑계 대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협박한다"며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진짜 위협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노동을 비용으로만 보는 기업의 비인간적인 태도와 최저임금조차 지급하지 않는 노동 착취가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경영계의 고질적 '동결' 주장은 사실상 임금삭감"이라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노동자가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생존권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내수 경제를 고려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현장에서는 신규 채용은 엄두도 못 내고 있고, 기존의 고용 유지조차 버겁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이라며 "여기에 부담이 더 가중된다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고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것을 넘어 사업 축소나 폐업까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류 전무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은 현장의 지불 능력과 경제 전반의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 근로자의 소중한 일자리를 함께 지킬 수 있도록 위원들의 현명하고 균형 있는 판단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동계가 제시한 최초 요구안 1만2000원과 올해 최저임금 차이는 1680원이고 인상률은 16.3%로, 과거 여러 혼란을 불러왔던 2018년도 적용 최저임금의 인상률인 16.4%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단순히 시급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산업 현장의 임금 체계, 고용 구조,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차대한 결정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 양극화의 최말단에서 K자 양극화의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가장 큰 박탈감을 느끼는 경제 주체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이제는 각자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데 그치기보다 공통점을 찾아가고 의견 차이를 본격적으로 좁혀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며 "위원회에 부여된 책임을 함께 되새기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에 최초 요구안에 대한 1차 수정안 제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심의기한인 29일을 이미 넘긴 만큼 인상 수준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종 고시 시한인 8월 5일을 고려하면 최임위는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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