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 동시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기억을 더듬어 시간을 다시 쓰는 화가와, 인간의 언어 밖 미지의 존재를 상상하는 젊은 작가가 한 공간에서 만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7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이지현(47)과 임수범(29)의 개인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이번 두 전시는 기억을 회화로 재구성하는 이지현과 인간의 인식 너머 존재를 상상하는 임수범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 회화의 서로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미국 뉴헤이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지현은 국내에서 4년 만에 여는 개인전 '몽환서: 소란한 공백'을 통해 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회화로 풀어낸다.
전시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1·3·4층을 하나의 책처럼 구성해 신화적 기록과 개인의 기억, 상상과 경험이 겹쳐지는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16세기 플랑드르 채색 필사본인 '스피놀라 시도서'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을 비롯해 초기작과 최신작을 함께 소개하며, 작가는 회화를 "기억의 기록이자 망각에 대한 저항이며 미래의 기억을 향한 시도"라고 말한다.
이지현은 성신여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억과 장소, 시간의 층위를 회화로 재구성하며 개인의 경험과 역사, 신화가 교차하는 독자적인 회화 세계를 선보인다.
지하 전시장에서는 임수범의 첫 아라리오갤러리 개인전 '어젯밤 바라본 금빛 용의 신기루'가 열린다. 회화 35점과 도자 27점 등 모두 62점을 통해 인간의 언어와 지각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존재를 탐구한다.
전시에는 청룡·주작·백호·현무 등 동양의 사신(四神)을 차용한 신작과 거대한 금빛 용을 비롯해 신과 괴물, 중심과 주변의 경계를 허무는 회화와 도자 작업이 소개된다.
작가는 화면에 모래를 뿌려 거친 질감을 만든 뒤 아크릴 물감을 여러 겹 쌓아 강서대묘 벽화를 연상시키는 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구현했다. 서양 안료인 아크릴을 동양화의 분채처럼 번지게 사용하는 독특한 기법도 눈길을 끈다.
1997년 광주 출생의 임수범은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자연과 물질의 근원, 인간의 인식 너머 존재를 회화와 도자로 풀어내며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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