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골드러시'의 역설…빅테크 버리고 반도체 갈아탄 월가, M7 흔들

기사등록 2026/06/30 15:13:39

AI 투자 수익화 의문 확산…빅테크 시총 3560조원 증발

월가 투자축 'AI 수혜주'로 이동…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상반기 93% 급등

[뉴욕=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메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테슬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7은 6월 들어 10% 하락하며 1년여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3월3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서 금융 정보가 표시된 화면들이 보이는 모습. 2026.06.3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의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 2조3000억 달러(약 3560조 17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빅테크에서 그 수혜를 입는 반도체 기업으로 투자자금이 빠르게 이동한 영향이다.

3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메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테슬라로 구성된 M7은 6월 들어 10% 하락하며 1년여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3%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메타·아마존·MS·알파벳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최근 수년간의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와 전력 장비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도 압박받고 있다.

반면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올해 상반기에만 93% 급등했다. 이는 1999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이 될 전망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공격적인 AI 투자로 반도체 수요는 급증한 반면 공급은 부족해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S&P500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은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 기업들이다. 샌디스크는 약 760% 급등했고, 마이크론·인텔·웨스턴디지털·시게이트테크놀로지는 모두 세 배 이상 상승했다. 메모리 부족 현상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 주가는 올해 약 50%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넘어섰고, 핵심 장비 공급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도 60% 올랐다.

매그니피센트7은 최근 수년간 뉴욕증시 상승을 이끌어왔다. 2023년 초부터 2026년 초까지 이들 7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15조 달러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S&P500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AI 인프라에 투입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에 투자하는 기업보다 AI 투자 수혜를 입는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투자회사 알게브리스의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 시모네 라가치는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매그니피센트7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은 이들의 AI 투자가 언제, 얼마나 빠르게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AI 투자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인프라, 냉각 시스템, 케이블, 커넥터 업체에는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DWS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빈첸초 베다는 "최근 수년간 시장을 주도했던 소프트웨어·인터넷 중심의 M7에서 반도체 기업으로 시장 주도주가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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