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멕시코에서 오토바이 절도범들을 추적해 가로등에 테이프로 묶어두는 정체불명의 자경단원이 등장했다. 현지에서는 이 미스터리한 인물을 이른바 '멕시코판 배트맨'으로 부르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멕시코 할리스코주 라고스 데 모레노 지역에서는 입이 테이프로 막힌 채 거리 전신주에 꽁꽁 묶인 남성들이 최소 5명 이상 발견됐다.
최근 이 지역에서 오토바이 절도 범죄가 급증하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주민이 직접 무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사진 속 용의자들은 양팔과 몸 전체가 전신주에 강력 테이프로 겹겹이 감겨 있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몇몇 남성의 이마에는 스페인어로 도둑을 뜻하는 '라테로(ratero)'라는 글자가 적혔고, 고양이 수염이나 콧수염 같은 낙서도 그려져 있다. 이는 사적 제재를 가한 인물이 남긴 일종의 '표식'으로 추정된다.
이 '멕시코판 배트맨'은 남성들의 머리 위에 범죄 행각을 상세히 적은 분홍색 대형 표지판을 걸어두는가 하면, 이들이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오토바이를 주변에 그대로 방치해 범행을 증명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발견된 남성들이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거나 멍이 드는 등 부상을 입어, 현재 이들을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박된 남성들은 구조된 뒤 모두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할리스코주 경찰은 이 '자칭 슈퍼히어로'를 잡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주 보안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총 5건의 유사 사례가 보고됐으며 범행에 연동된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 2대를 특정해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인근 미초아칸주에서 여성 자경단이 유혈이 낭자한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에게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소총을 들고 순찰을 도는 등 멕시코 내 치안 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CJNG는 라이벌 세력과 정부군을 상대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멕시코 내 가장 악명 높은 범죄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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