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실크로드' 성공으로 가는 길…선결 과제는

기사등록 2026/06/29 14:46:46

단순한 공장 유치 넘어 '글로벌 반도체수도'로

'천지개벽' 실현할 인프라, 정주여건 확충해야

용수·전력·인력 병목 해소, 성숙한 시민의식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29. suncho21@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국내 최첨단 산업 생태계의 중심축이 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 넘어야 산도 적지 않다.

정부와 삼성·SK가 쏘아 올린 신호탄이 수도권 일극을 딛고 국토 서남권을 신성장 엔진으로 문명사적 전환점을 마련하고, 거대 청사진이 공수표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정부 의지와 재정 투입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로드맵과 인프라, 속도감과 리스크 관리, 혁신적 정주 여건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9일 정·관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남이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로 자리잡기 위해선 우선 전략적 공간, 즉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규모 공장(FAB·팹) 부지 확보가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를 가를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팹 1기당 66만㎡(20만 평), 장기적으로 20∼30기를 목표로 한다면 최소 3300만㎡(1000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평탄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다. 문화재, 민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광역 클러스터 공간 전략이 시급한 실정이다.

단순한 토지 제공을 넘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효율적 배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인프라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인프라는 이미 존재하는 '조건'이 아니라 국가가 전략적 입지를 정한 뒤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는 의견이다.

장하석 영국 캐임브리지대 석좌교수는 "포항제철과 산업기지 개발 사례에서 보듯, 부족한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돌파했던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공정의 필수 요소인 용수와 전력을 공정용으로 정제·공급하는 체계를 기존 수계를 넘어 한빛원전과 연계한 전력망 보강, 또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거래계약(PPA) 도입 등 탄탄한 에너지 그리드를 구축하는 쪽으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속도가 생명이다"는 주장도 대명제로 제기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수도권 생산거점 조기완성 등 속도전에 더해 국토 서남권 반도체 거점전을 강조했다. 국회 산자위 민주당 정진욱 의원도 "핵심은 부지 선정에서 착공, 걸림돌을 신속하게 제거해서 첫 생산품을 되도록 이른 시간 안에 완성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만 명의 건설 인력과 수만 대의 중장비를 적시에 조달하는 문제도 결국엔 속도의 문제로 귀결된다. 해외 인력 충원을 위한 비자 체계 정비와 숙소 제공 등 속도감 있는 행정도 필수적이다. 또 반도체 완제품의 신속한 수출을 위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과 조기 재개항을 통한 글로벌 물류 허브화는 선택이 아닌 필요충분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용인 클러스터와 호남 클러스터의 윈윈 전략도 필요하다.

인력과 건설 자원의 병목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지역 간 투자 속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고, 반도체 산업 특유의 가격 변동성과 공급 과잉 리스크에 대비해 규모 못지않게 시장 상황에 따른 명확한 대응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마련할 필요도 있다.

정주 여건 혁신과 성숙한 시민 의식의 중대한 과제다.

고급 인재를 지역에 '록인(Lock-in)'시키기 위해서는 국제학교·특목고 신설 등 파격적인 교육 환경 조성과 문화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기업과 인재를 포용하는 시민 의식은 클러스터 성공의 숨은 토대가 될 수 있다.

텃세를 버리고 외부 기업을 환대하는 문화를 확산시켜야 광주전남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수도로 도약할 수 있다.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한 콘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재형 한국에너지공대(켄텍) 대학원장은 "우수인재를 선제적으로 양성해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밸류체인 내 (소부장 등) 기업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 컨트롤타워로서 '반도체 연구원' 설립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또 "반도체 수출의 핵심 요건인 RE100 달성을 위한 전력문제 해결이 국가적 차원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강조했다.

이민재 광주과학기술원 반도체특성화대학원장은 "전력, 용수, 인재 양성 등 핵심 인프라는 정부 주도로 이미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대기업 유치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지역 사회 내 웰컴 분위기, 상생의 노력도 아울러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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