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주 10% 내릴때 두배 달하는 18~19% 하락률 그려
급등락 반복장에서 고배율 상품들 자산잠식 가속화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연일 사상 초유의 대폭락 장세를 연출하며 흔들리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불과 사흘 새 기록적인 폭락장이 두 번이나 몰아치면서 고배율 파생 상품의 치명적 약점인 '음의 복리 효과'가 본격화되면서다. 본주가 장중 일부 반등하더라도 이미 고점에서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의 원금은 무참히 녹아내리는 실정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가 또다시 역대급 하락장을 연출하면서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률은 기초자산(본주)의 하락 폭을 넘어서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 23일 9.99% 폭락장에 이어 9.00% 내린 8126.84까지 밀렸다. 지수 급락에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각각 10% 이상 내린 32만원선, 260만원선까지 무너졌다.
이로 인해 두 종목에 대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각 7종) 상품군의 이날 평균 하락률은 본주 하락폭의 두 배 가까이 되는 18~19%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 종목으로 여겨지는 KODEX삼성전자 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는 장중 각각 18.19%, 20.16% 급락한 2만3135원, 2만8510원에 거래되며 큰 낙폭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특성인 일일 등락률 복리 계산 방식으로 인해 최근 폭락장에서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전체 기간 수익률이 아닌 하루 상승·하락 폭의 2배를 매일 복리로 추종한다. 주가가 일직선으로 오르지 않고 폭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나 지수가 우하향하는 하락장에서는 자산 가치가 기계적으로 갉아 먹히는 음의 복리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조다.
예컨대 본주가 첫날 10% 폭락한 뒤 다음 날 10% 반등하면 본주 주가는 원점에 가깝게 회복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20% 폭락한 후 다음 날 20% 반등하더라도 원금의 96% 수준밖에 회복하지 못한다.
최근처럼 하루 만에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다가 다시 한 자릿수 반등하는 장세가 두 번 이상 반복되면 고배율 상품의 자산 잠식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주 첫 거래일인 지난 22일 종가와 이날 1시30분 기준 삼성전자(32만9000원)와 SK하이닉스(264만원) 본주 가격을 비교했을 때, 하락률은 7~9%에 그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군의 기간 수익률은 -12~16%에 달한다.
특히 변동성이 컸던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상품들의 경우, 고점 추격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은 단 며칠 사이에 무더기 평가손실을 기록하며 원금 유실 위기에 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회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가치 투자 수단이 아닌 초단기 투기적 성격으로 상품을 소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의 방향성이 확실한 단기 상승장에서만 제한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지금처럼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고 주도주의 고점 경계령이 발동된 시기에 무리한 추가 매수) 신용을 동원한 고배율 배팅을 감행하는 것은 자산 잠식을 자초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므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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