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홍콩 ELS 제재' 혼선…감사 리스크로 이어지나

기사등록 2026/06/26 15:14:00 최종수정 2026/06/26 16:02:04

감사원, 24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감사 착수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에서 직원이 사무실을 오가고 있다. 2025.09.2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감사원이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홍콩 ELS 제재는 금융당국의 장고 끝에 최종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제재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엇박자로 금융회사와 소비자들의 혼란을 키운 만큼 감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4일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금융투자자 보호 실태' 관련 감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전예방 대책 및 관련 감독·검사 업무, 검사 결과 지연 처리, 제재 실효성 등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당국의 투자자 보호 조치 적절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당국 내부에서는 홍콩 ELS 불완전판매 문제가 변수로 거론돼 왔다.

금융회사에 대한 주요 제재는 통상 금감원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재안을 올리면, 금융위가 심의·의결을 통해 최종 수위를 확정 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초 금감원은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5개 은행에 약 4조원의 과징금 부과를 검토했으나, 금융사들의 자율 배상 노력 등을 반영해 사전 통보 단계에서 2조원대로 수위를 낮췄고, 제재 심의를 거치며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감경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이달 초 적용 법령과 법리 등에 보완이 필요하다며 금감원에 제재안을 돌려보냈다. 금융위가 최종 심의 과정에서 제재 수위를 일부 조정하는 사례는 있지만, 금감원에 제재안 자체를 되돌려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제재심의위원회를 다시 열어 6000억원대의 과징금 수정안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현재는 금융위 최종 의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당시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이 결정한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제재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해외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처럼 법리 정합성 부족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이 잇달아 패소한 전례가 있어 더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 내부에서는 제재안 반려에 따른 우려가 적지 않았다. 동일한 사실관계와 법리를 유지한 채 제재 수위만 다시 결정하는 것은 논리의 일관성을 훼손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책임 역시 금감원이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이 감독 규정에 따라 초기 제재안을 마련하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나 시장 안정성 등을 고려해 추가 감경을 결정하는 것은 금융위의 역할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당시 "가장 큰 문제는 감사원에서 문제 삼을 경우"라며 "과거에도 감사원이 검사·제재 절차의 적정성을 들여다본 만큼 이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의 최종 의결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현 단계에서 제재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제재안 결정 당시) 권한 내에서 과징금을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1조4000억원 아래로 내려갈 방법이 없었다"며 "재량 감경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보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재안 반려 이후) 다시 검토했던 것은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부재한 상태에서 금융회사가 의무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면 고의 중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점"이라며 "당시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가이드라인이 없었던 만큼, 금융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금융회사들의 노력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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