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초과 구축 5.48%↑…전 연령대 상승률 1위
고분양가·대출 규제에 실수요 구축으로
재건축 기대에 서울만 구축 강세…지방은 하락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준공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가 거래량의 3분의 2를 차지한 데 이어 가격 상승률에서도 신축을 제치고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재건축·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서울에서는 구축 아파트가 시장 상승을 주도한 반면, 지방에서는 구축 아파트만 가격이 하락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6월 넷째 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준공 20년 초과 구축이 5.48% 상승해 5개 연령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준공 15~20년 아파트가 3.94%, 10~15년 아파트가 3.65% 올랐다. 반면 5년 이하 신축은 3.61%, 5~10년 준신축은 3.3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10년 준신축이 4.02%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구축은 3.64%에 머물렀다. 그러나 1년 새 구축 상승률이 1.84%포인트(p) 뛰면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거래도 구축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 3만5745건 가운데 준공 20년 초과 구축은 2만3718건으로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57.4%)와 비교하면 1년 만에 8.9%p 늘어난 수치다.
반면 신축(준공 5년 이하) 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4089건에서 올해 2569건으로 37.2% 감소했다. 전체 거래 비중도 9.4%에서 7.2%로 축소됐다. 구축 거래는 같은 기간 2만5031건에서 2만3718건으로 5.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신축 대신 구축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구축 아파트의 호당 평균 거래가격은 10억5167만원으로 신축(13억835만원)보다 약 2억5000만원 낮았다. 또한 구축 거래의 83.9%가 15억원 이하 구간에서 이뤄져 신축(70.9%)보다 13.0%p 높았다.
지난해 시행된 10·15 대책 이후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만큼, 가격 부담이 큰 신축보다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구축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 기대감도 구축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의 노후 아파트는 건물 가치보다 향후 정비사업을 통한 신축 전환 가능성이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낡은 단지일수록 재건축 기대를 바탕으로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2단지 전용면적 144㎡는 올해 4월 38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3월 거래가(29억8000만원)보다 약 9억원 상승했다.
반면 지방 시장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같은 기간 지방의 준공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 가격은 0.23% 하락해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방 구축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1.45% 하락해 2년 연속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반면 지방에서는 신축 아파트가 1.71%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업성 부족과 미분양 우려가 여전한 지방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이 크지 않은 만큼, 수요가 신축 단지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 구축과 지방 구축의 가격 상승률 격차는 5.71%p까지 벌어졌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분양가 기조와 강화된 대출 규제를 고려하면 실수요자들에게 구축 아파트 매입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어 노후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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