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 가상자산 100% 콜드월렛 보관 의무…24시간 대응 체계 요구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경찰청 '압수 가상자산 보관 사업'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참전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수익성보다 공공 부문 레퍼런스 확보와 향후 기관 대상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2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경찰청이 이달 초 재발주한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에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 가운데 두나무가 응찰했다.
앞서 국세청이 발주한 압수 가상자산 보관 사업은 예산이 800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번 경찰청 사업은 2억6700만원으로 확대된 규모다. 여기에 대기업 참여 제한이 없는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두나무와 같은 커스터디 기술력을 갖춘 대형 사업자들의 참여도 가능해졌다.
해당 사업은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한다.
최근 가상자산을 활용한 투자사기와 불법 다단계, 해킹 등 관련 범죄가 늘면서 압수 자산 규모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 피해액은 총 6조742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약 461개와 테더(USDT) 112만개 등으로, 이날 시세 기준 약 45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경찰은 이번 사업 제안요청서를 통해 압수한 가상자산을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100% 콜드월렛에 보관하도록 주문했다. 경찰관서별로 독립된 지갑주소를 발급하고 24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산 손실 발생 시 전액 보상 체계도 갖춰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또 압수 자산은 스테이킹이나 투자, 대출 등 수익 창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했다. 최종 사업자는 기술평가 90%, 가격평가 10%를 반영해 선정된다.
두나무가 이번 사업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수익성보다 공공 부문 신뢰도 확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4시간 대응 체계와 보안 설비 운영 등을 고려하면, 2억원 규모 사업비서 수익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나, 그럼에도 경찰청 압수 가상자산을 관리하는 사업인 만큼 보안성과 운영 역량을 국가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향후 국세청, 검찰, 법원 등 공공기관 가상자산 관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공공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레퍼런스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공고가 났던 국세청 압수 가상자산 보관 사업에도, 수행사업자로 선정된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외에도 한국디지털에셋(KODA), 비댁스, 헥토월렛원 등 커스터디 업체들이 일제히 입찰에 응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찰청 압수 자산을 관리한다는 것은 단순한 수탁 업무가 아니라 보안·운영 체계를 국가기관으로부터 검증받는 의미가 있다"며 "당장의 수익보다 향후 공공사업과 기관 대상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가치가 더 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관련 업계는 경찰청 해당 사업 조건이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압수 자산을 100% 콜드월렛에 보관하면서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자산 손실 시 전액 배상 책임까지 요구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부 사업자는 사전규격 검토 과정에서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와 배상 기준 등을 명확히 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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