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조 재정지원에도 지역 생산유발효과 47.2% 그쳐
AI·에너지 융합 강조…"행정 통합 넘어 경제체질 바꿔야"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7월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 여부는 재정지원 규모 자체보다 산업구조를 얼마나 지역 중심으로 재편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와 목포본부는 2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역경제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통합특별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과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최대 20조원 규모 재정지원이 이뤄질 경우 전국 생산유발효과는 36조원에 달하지만, 전남·광주 지역에 실제 남는 생산유발효과는 17조원으로 전국대비 47.2%에 그쳤다.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정보통신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의 지역 내 생산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아 현재 산업구조로는 대규모 투자 효과를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배정환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0조원이라는 투자 규모 자체보다 투자 효과가 지역 안에 얼마나 축적되고 순환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핵심 부품과 고부가가치 기능을 외부에 의존한다면 재정 효과는 결국 역외에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광주의 AI·모빌리티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에너지-첨단산업 융합 모델' 구축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첨단 제조업을 재생에너지 공급망과 직접 연결해 RE100 기반의 자생적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20조원 재정지원에 대한 동태 확률 일반균형(DSGE) 모형 경제효과 분석에서는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가장 큰 장기 성장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지역내총생산(GRDP)을 현재보다 3.1%(약 3조9000억원)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현재 지역 혁신역량 수준을 고려하면 대규모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하기보다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 개선, 기초 인프라 구축 등을 먼저 추진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행정 통합의 성공 조건으로 단순한 행정 규모 확대가 아닌 행정 효율화와 산업구조 혁신을 꼽았다.
중앙정부 권한 이양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첨단산업을 연결하는 장기 성장 로드맵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국은행의 분석은 최근 정치권과 산업계에서 제기하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 구상과도 맞물린다.
광주·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저렴한 산업 용지,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각종 특례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권에 수백조원 규모의 차세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거나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투자가 현실화하면 통합특별시는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첨단 반도체 제조가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신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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