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서 국보법·집시법 위반 무죄
위법한 체포·구금 증거능력 없어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1987년 대학 재학 중 4.19 의미를 알리는 유인물을 제작하고 '군부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쳐 유죄 판결을 받은 임모씨가 3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3부(부장판사 정혜원·최보원·황보승혁)는 지난 11일 국가보안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임씨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해방전후사의 인식'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와 발전' '볼셰비키와 러시아혁명' 등 사회과학 관련 서적을 읽고 반국가적 유인물을 제작·배포하며 교내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1987년 4월경 임씨가 4.19 특집 팜플렛을 제작한 것을 두고 반국가 단체인 북한공산 집단을 이롭게 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했다고 봤다. 또 임씨가 "군부독재 타도하고 제헌의회 소집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주관한 것을 문제삼았다.
1심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2심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가 확정됐다. 임씨는 지난해 7월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부는 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서는 검사 역시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임씨에 대해 위법한 체포와 실질적 구금이 이뤄졌는데, 그 사이 작성한 자술서와 피의자신문조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봤다.
집시법 위반 혐의 역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처벌 근거 규정인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킬 우려가 있는 집회 또는 시위' 부분이 삭제됐다며, 본래가 선고돼야 하지만 면소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무죄로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