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어 클라쎄 첫 SUV…BMW SDV 전략 본격화
슈퍼컴퓨터로 구동·제동·조향 등 기능 통합 제어
서킷 급코너에도 차체 안정…부드러운 감속은 덤
[인천=뉴시스]김민성 기자 = BMW가 새 디자인·기술 방향성을 일컫는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적용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iX3'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 17일 인천 중구 BMW 드라이빙센터와 영종도에서 더 뉴 iX3를 직접 타보니 가장 먼저 체감된 변화는 '빠른 차'보다 '흔들리지 않는 차'에 가까웠다.
전기차 특유의 경쾌한 가속감과 BMW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은 유지하면서도, 차체 움직임은 이전보다 한층 부드럽게 정돈됐다.
이번 시승은 서킷 주행과 공도 주행으로 나눠 진행됐다. 서킷에서는 가속과 급제동, 콘을 피해 주행하는 슬라럼, 급격한 코너링 등을 통해 차량의 기본 운동 성능을 확인했고, 공도에서는 정체 구간과 일반 주행 환경에서 운전자 보조 기능과 승차감을 살폈다.
더 뉴 iX3의 핵심은 '슈퍼브레인'이라고 불리는 4개의 고성능 컴퓨터다.
이들은 구동계와 제동, 회생제동, 조향, 운전자 보조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제어한다. 기존처럼 각 부품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라, 차량 전체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반응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 같은 차이는 분명했다. 서킷에서 속도를 높인 뒤 급격한 코너에 진입해도 차체가 크게 기울거나 흐트러지는 느낌이 적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차체가 무겁게 느껴지기 쉽지만, 더 뉴 iX3는 무게 중심을 낮게 잡아 차체가 노면을 단단히 누르는 듯한 안정감을 보였다.
슬라럼 구간에서는 좌우로 빠르게 방향을 바꿔도 차체 반응이 늦지 않았다. 타이어 마찰음이 들릴 정도로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몸은 관성에 의해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차체는 큰 움직임 없이 수평을 유지하려는 안정감을 보였다.
운전자가 차를 억지로 다루는 느낌보다, 차량이 먼저 자세를 정리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BMW는 이 같은 주행 질감의 배경으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과 '하트 오브 조이'라고 불리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을 꼽는다.
특히 배터리 셀을 모듈 단위가 아닌 차체 구조와 밀접하게 결합하는 '셀 투 팩(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해 차체 강성과 공간 효율을 높였다. 이 구조는 주행 안정성뿐 아니라 노면 소음 저감에도 영향을 줬다.
실제 공도를 주행해보니 더 뉴 iX3는 전기차답게 실내 정숙성이 두드러졌다.
저속에서는 모터 구동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고속 구간에서도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과하게 들리지 않았다. 차체 하부에서 올라오는 잔진동도 비교적 잘 걸러졌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도 차체가 한 번에 출렁이며 무너지지 않고, 짧게 움직인 뒤 빠르게 자세를 잡았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단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BMW 특유의 민첩한 주행 감각을 완전히 지우지 않으면서도, 차체 안정감을 높여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감을 줄였다.
하트 오브 조이와 2개의 슈퍼컴퓨터가 협력해 주행을 돕는 '심바이오닉 드라이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운전자 보조 기능도 이전 대비 자연스러워졌다.
공도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차량은 급하게 속도를 줄이기보다, 운전자가 직접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부드럽게 감속했다. 정차 과정에서도 마지막 순간 차가 울컥이는 느낌이 적었다.
운전자가 위험을 감지하기에 앞서 차량의 인공지능과 센서가 먼저 도로 상황을 파악하고 차체를 알아서 제어했다.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 경우 회전에 앞서 속도를 알아서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BMW 측은 더 뉴 iX3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주변 차량과 도로 상황을 더 정교하게 인식해 가속과 감속, 차선 유지 등을 자연스럽게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체 구간에서 앞차를 따라가는 움직임은 기존 전기차에서 자주 느껴졌던 기계적인 개입감이 덜했다.
주차 시에도 '파킹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니 운전대에서 손을 뗀 상태에서도 차가 알아서 주차선에 맞게 주차를 해냈다.
가속 성능은 전기차답게 충분했다. BMW에 따르면 더 뉴 iX3를 타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즉각적으로 힘이 전달됐고, 힘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인상적인 부분은 단순한 빠르기가 아니었다. '하트 오브 조이'의 제어로 강한 가속 뒤에도 차체 앞뒤 움직임이 과하게 커지지 않고, 감속과 재가속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서킷에서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았음에도 차가 튀어나가면서 몸이 쏠리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속도가 빨라졌다.
차량의 안정감은 별도 시연에서도 확인됐다. 서킷에서 차체 위에 워셔액을 담은 컵을 올린 상태로 슬라럼 주행을 진행했다. 출발 전 450㎖의 워셔액이 담겨 있던 플라스틱 컵을 머리 위에 올리고 콘을 이리저리 피하며 주행했다.
수차례 핸들을 이리저리 꺾은 후 멈춰 다시 컵을 살펴보니 워셔액은 그대로 450㎖가 담겨 있었다. 액체가 쉽게 넘치지 않을 정도로 차체 자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이다.
실내에서는 새롭게 적용된 '파노라믹 비전'이 눈에 띄었다. 전면 유리 하단을 따라 정보가 넓게 표시돼 운전자가 시선을 크게 옮기지 않아도 속도와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변화가 낯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물리 버튼이 줄어든 실내와 핸들 구성은 기존 BMW 사용자에게 적응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 역시 완전 자율 주행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보다 자연스러운 주행을 돕는 보조 수단에 가까웠다.
빠르게 달리는 전기차는 이미 많다. 더 뉴 iX3의 차별점은 빠른 속도에서도 차체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데 있었다.
더 뉴 iX3의 가격은 50 xDrive SE 트림 기준 799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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