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산' 되는 사직구장…매장 87% 일회용품만

기사등록 2026/06/18 10:20:35

사직구장 매장 23곳 모두 일회용품 사용

다회용기 미도입 매장 87%…전국 구장 중 세 번째로 높아

환경단체 "구단이 책임져야"…롯데 "노후 시설 한계"

[부산=뉴시스] 롯데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부산 동래구 사직 야구장에서 경기 종료 후 관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부산환경단체연합 제공) 2026.06.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진민현 기자 = 지난 17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롯데자이언츠와 SSG의 경기가 열린 이날 평일임에도 홈 경기장에는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오후 10시께 관중들이 하나 둘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관중석 주변 쓰레기통은 금세 포화 상태가 됐다.

쓰레기통 입구에는 종이컵과 치킨 상자, 플라스틱 용기가 넘쳐흘렀고 일부 쓰레기는 주변 바닥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다 마시지 않은 맥주와 음료가 담긴 컵, 음식물이 남은 용기들이 일반 쓰레기와 뒤섞인 채 버려진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프로야구 흥행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관중 동원력을 기록하고 있는 사직야구장이지만 정작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기 도입은 전국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실시한 전국 프로야구 9개 구단 홈구장을 대상으로 한 다회용기 운영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자이언츠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의 전체 매장 23곳은 모두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다회용기와 일회용품을 병행해서 운영하는 매장은 단 3곳에 불과해 13.0%에 그쳤다.

반면 KT 위즈(38.2%), LG 트윈스(34.7%), 키움 히어로즈(29.3%), 한화 이글스(22.6%) 등은 사직구장보다 높은 수준의 다회용기 혼용 매장 비율을 보였다. 특히 SSG랜더스는 전체 매장의 절반인 50%가 일회용기와 다회용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사직구장의 경우 전체 매장 가운데 87.0%가 여전히 다회용기를 도입하지 않고 일회용품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구장 중 삼성라이온즈(97.6%)와 KIA타이거즈(90.3%)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다회용기를 도입하지 않은 매장 비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부산=뉴시스] 롯데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부산 동래구 사직 야구장에서 경기 종료 후 관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을 관계자가 정리하고 있다. (사진=부산환경단체연합 제공) 2026.06.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관람객의 분리배출 의식 부족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며 "경기와 식음료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KBO와 구단이 폐기물 감축 목표를 세우고 다회용기 확대, 분리배출 체계 개선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자이언츠는 구장 내 다회용기 전면 도입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는 "40년이 넘은 노후 시설인 사직야구장은 복도가 좁고 동선이 협소해 경기 종료 후 2만명 이상 관람객이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다회용기 반납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발생하는 폐기물도 전량 매립하지 않고 열 에너지화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시 등 지자체가 다회용기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지원한다면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trut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