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저 이전' 尹비서실 "까라면 까라" 압력…"보고 말라" 회피 정황도

기사등록 2026/06/12 17:40:46 최종수정 2026/06/12 19:26:24

비서실, 예산 전용 우려 표하는 행안부에 압력 행사

윤재순, 행안부에 "대통령비서실과 협상하려 하지 마라"

이상민 "기재부 동참시켜 행안부 방어…결재 상신 마라"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으로 2차 종합특별검사팀으로부터 기소된 대통령비서실 측이 행정안전부 실무자들에게 "까라면 까지 말이 많냐"며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윤재순 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2026.06.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으로 2차 종합특별검사팀으로부터 기소된 대통령비서실 측이 행정안전부 실무자들에게 "까라면 까지 말이 많냐"며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보고나 결재를 올리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책임 소재를 회피한 정황도 2차 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조사로 수면 위에 올랐다.

12일 뉴시스가 확보한 총 22쪽 분량의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은 사전에 위법성을 인식했지만 정치적·법적 이유로 행안부가 관저 공사 관련 예산을 부담할 것을 강요했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위법성, 감사원의 감사, 국민적 비판 우려 등을 이유로 공사비 전용에 우려를 표하자 대통령비서실 측은 "까라면 까지 무슨 말이 많냐. 시키는 대로 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적시됐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이후에도 예산 규모를 축소하거나 조정할 것을 시도했으나, 윤 전 비서관은 "대통령비서실과 협상하려고 하지 마라"며 재차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 과정에서 김 전 비서실장과 이 전 장관은 관저 이전 공사 관련 예산 전용의 위법성을 인지,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 전 장관. 2026.06.12. photo@newsis.com

이 과정에서 김 전 비서실장과 이 전 장관이 관저 이전 공사 관련 예산 전용의 위법성을 인지, 책임을 회피한 정황도 확인됐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본 건 관련해서 보고 받지 않겠다"며 정부청사관리본부 측과 만남을 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장관도 비서실 지시에 따르라고 지시한 뒤 "특수한 상황이므로 기획재정부(현 기획예산처)도 협조할 것"이라며 "기재부까지 동참시켜 우리 부(행안부)가 논리적으로 방어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도 책임 소재를 면하기 위해 "결재를 상신하지 마라"고 말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후 비서실은 2022년 7월 21일 전후 관저 공사 관련 대통령비서실이 아닌 행안부 예산을 끌어다쓰는 방안이 사실상 결정되자 기재부에 "급하니까 빨리 처리해달라" "관저 완공을 해야 한다"고 재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전 비서실장 측은 "비서실장 취임 전 이미 관저 이전 태스크포스(TF)에서 관저 이전 결정, 21그램 선정, 예비비의 행안부 배정이 이미 이뤄졌다"며 "행안부의 행정재산으로 돼있던 상황이므로 행안부 예산 전용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직권을 남용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김 전 실장 등 비서실 관계자들의 직권남용 여부와 예산 전용의 위법성 판단은 향후 재판의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종합특검팀은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이 전 장관 등 4명을 기소했다. 특검팀 출범 후 첫 공소 제기 사건이다.

특검팀은 비서실이 2022년 5월 예비비 14억4000만원의 약 세 배에 달하는 41억1600만원 상당의 공사 견적 금액을 21그램으로부터 접수한 뒤, 행안부에 이 예산을 메울 것을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지시를 받은 행안부가 28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관저 공사로 예산을 전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지만, 불법적인 수법을 통해 기재부 승인을 받았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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