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벤처기업 특성 및 지원정책 현황 보고서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상장 벤처기업 10곳 중 7곳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벤처기업 투자금액의 73.0% 역시 수도권으로 몰려 비수도권 소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벤처기업협회(벤기협)의 '지역별 벤처기업 특성 및 지원정책 현황'에 따르면 2025년 말 코스닥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벤처기업 642개사 중 75.1%(482개사)는 수도권 기업으로 집계됐다. 작년 코스닥과 유가증권의 전체 상장사는 2462곳인데 이 중 642곳(코스닥 636곳+유가증권 6곳)이 벤처기업이었다.
비수도권 상장 벤처기업(160개사)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청권(95개사)이었다. ▲동남권(25개사) ▲대경권(19개사) ▲호남권(12개사) ▲제주·강원권(9개사)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수도권과 충청권의 상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두고 벤기협은 해당 지역들이 첨단 제조업·서비스 특화 권역인 만큼, 기술력 기반의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이 다수 분포해 있는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상장 벤처기업뿐 아니라 벤처 업계 전반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벤처기업(3만8369곳) 중 수도권 비중은 65.4%에 달했다. 이는 2021년(62.1%)보다 3.3%포인트 높은 수치다. 2025년 기준 '청년 벤처기업(대표자 나이가 만 15세 이상 30세 미만)'과 '루키 벤처기업(최초 벤처 확인기업)'도 수도권에 각각 72.8%, 68.7% 분포했다. 같은 기간 벤처기업 총 투자금액(6조8000억원) 중 73.0%(5조원)는 수도권에 돌아갔다.
최근 5년간 수도권 집중도는 확대됐다. 수도권 벤처기업은 2021년 2만3682곳에서 지난해 2만5075곳으로 증가했지만, 비수도권 벤처기업은 1만4459곳에서 1만3294곳으로 줄었다.
수도권의 경우 전 항목(매출·고용·수출·투자)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호남권·전북·강원·제주는 모든 수치가 평균을 밑돌았다. 2024년 기준 벤처기업 총매출액(242조6000억원)의 66.8%(161조9000억원)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기업당 투자의 전국 평균(1억6000만원)을 상회하는 지역은 수도권(2억원)이 유일했다.
입지계수(LQ·특정 지역의 산업이 전국 평균 대비 얼마나 특화됐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권역별 벤처기업 특화 업종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은 첨단 서비스업에서 강세를 보였다. 충청권 및 강원은 첨단 제조업, 대경권 및 동남권은 일반 제조업, 호남권 및 전북은 제조업(첨단·일반)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주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혼재된 양상이었다.
지난해 벤처확인유형 현황을 보면 기술 혁신과 사업 성장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은 중소기업인 '혁신성장유형'이 65%로 최다를 기록했다. '벤처투자유형(22%)'과 '연구개발유형(14%)'이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벤처투자유형은 적격투자기관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액이 5000만원이 넘는 곳으로, 자본금 중 투자금액 합계가 10% 이상인 기업이다. 연구개발유형은 기업부설연구소, 연구개발전담부서 같은 기관을 1개 이상 보유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중소기업을 뜻한다.
작년 수출 벤처기업은 1만1곳으로 수출금액 190억7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벤처기업 수출금액은 2021년(227억6000만달러) 이후 3년 연속 하락하다가 2025년 회복세로 돌아섰다.
벤기협은 수도권 쏠림 현상의 해결책으로 지역 경제정책 방향 전환을 제안했다. 지방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일회성 기업 유치나 단순 지원 정책이 아닌 지역 주력산업과 벤처기업의 기술 혁신 역량을 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지역 특화 벤처기업 상장 추진 ▲지역 창업·벤처 투자 확대 ▲규제혁신 및 공공수요시장 창출 등 3대 분야의 48개 정책과제도 발표했다.
송병준 벤기협회장은 "지역 벤처생태계 혁신은 단순한 기업지원 정책이 아니라 지방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하고 국가균형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며 "각 지방정부와 협력해 지역 벤처기업이 창업-투자-성장-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역성장펀드'로 수도권 1극 체제 완화와 지방 벤처투자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지역 모펀드인 지역성장펀드를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모펀드 2조원, 자펀드 3조500억원 이상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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