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가정의 어려움으로 집에서 지낼 수 없는 청소년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쉼터는 마을에서 '이상한 집'으로 알려졌다."(10쪽)
신간 '쉼터의 사계, 그리고 다시 봄'(생각비행)은 27년간 청소년 쉼터를 운영해 온 김은녕 목사가 기록한 현장 에세이다.
책은 가정 폭력과 가출, 빈곤, 예기치 않은 임신, 제도의 공백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쉼터를 찾은 청소년들이 상처를 견디고 다시 삶을 이어가는 과정과 그 곁을 지켜온 사람들의 기록이 함께 담겨 있다.
김 목사는 1999년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빼 경기 성남에 청소년 쉼터를 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가출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이후 쉼터에는 2000명이 넘는 청소년이 머물렀다.
"언덕배기 집에서 평지로 내려와 두 번의 이사를 거쳐 현재의 집으로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이들의 삶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11쪽)
저자는 청소년들과 연극을 만들고 여행을 떠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카페와 자격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자립을 돕기도 했다. 책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 삶을 꾸려가는 존재로 바라본다.
오랜 시간 쉼터를 운영하며 느낀 고민도 담았다. 부족한 예산과 디지털 환경 속 청소년들의 불안, 정신 건강 문제는 현장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짚는다.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지금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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