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8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내수 회복 흐름은 여전히 제한적인 모습이다.
반면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는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제통과 재신쾌보, 거형망, 홍콩경제일보, 신랑재경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일 5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2%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상승률은 4월과 같았으며 시장 예상치 1.3%를 소폭 밑돌았다. 올해 1∼5월 평균 CPI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선 0.1% 하락했다. 4월 0.3% 상승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국가통계국 도시사(城市司) 둥리쥐안(董莉娟) 수석통계사는 에너지와 서비스 가격 변동이 전월 대비 CPI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영향으로 중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4월 12.6% 상승에서 5월 0.3% 하락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도 5.7% 상승에서 0.1% 하락으로 돌아섰다.
노동절 연휴 이후 여행 수요가 계절적으로 둔화하면서 서비스 가격도 0.1% 내렸다. 전월은 0.5% 상승했다. 교통수단 임대료는 8.6% 상승에서 6.8% 하락으로 돌아서고 항공권 가격은 29.2% 상승에서 6.3% 하락으로 바뀌었다.
반면 여름 의류 출시 효과로 의류 가격은 전월에 비해 0.6% 올랐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가격 역시 각각 1.6%, 1.1%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전월보다 0.4% 내렸다. 제철 채소 출하 증가로 신선채소 가격이 3.6% 떨어졌고 돼지고기 가격도 공급 확대 영향으로 1.6% 하락했다. 하지만 계란 가격은 공급 제약과 단오절 수요 증가 여파로 6.1% 뛰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공업 소비재 가격이 3.9% 올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까지 겹치며 23.5% 급등해 CPI를 0.66% 포인트 끌어 당겼다.
금 장신구 가격이 39.0% 뛰어올랐다. 가전제품과 의류 가격은 각각 3.4%, 1.5% 올랐다.
그러나 식품 가격은 1.7% 하락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16.1% 떨어져 전체 CPI를 0.31% 포인트 끌어내렸다. 신선과일 가격은 2.2% 저하했다.
계란과 양고기, 쇠고기, 가금육, 수산물, 신선채소 가격은 0.6∼8.4% 상승했다.
도시 지역 CPI는 1.3%, 농촌 지역 CPI 경우 1.1% 각각 올랐다. 비식품 가격은 1.9% 올랐고 소비재 가격 1.6%, 서비스 가격 0.8%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교통·통신 가격이 5.4% 올라갔다. 의료보건은 2.1%, 생활용품·서비스 1.8%, 의류 1.4%, 교육·문화·오락 1.3% 상승했다. 다만 주거비는 0.2%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1.1%로 4월 1.2%보다 소폭 낮아졌다.
5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3.9% 뛰었다. 시장에서는 3.8% 오른다고 예상했다. 4월 2.8%보다 오름폭이 1.1% 포인트 크게 확대했다.
상승률은 2022년 7월 이래 최대다. 전월 대비로는 0.5% 올랐는데 4월 1.7% 상승보다는 둔화했다.
둥리쥐안 수석통계사는 일부 산업의 수요 증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PPI를 밀어올렸다고 지적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가격 급등을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래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제조업 비용 부담이 높아졌다.
국가통계국은 산업구조 고도화와 AI 관련 투자 확대도 PPI 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설비 교체 수요 증가로 흑색금속 제련·압연업 가격은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전기화 확대와 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비철금속 제련·압연업 가격은 1.1% 올랐다.
컴퓨터·통신·전자장비 제조업 가격은 0.6% 올랐다. 집적회로(IC) 패키징·테스트 제품은 2.9%, 외장 저장장치는 1.9% 상승했다.
전기기계·장비 제조업 가격은 0.5%, 광섬유 제조 가격이 8.0%, 전선·케이블 제조 가격은 1.2% 올랐다.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석탄 비축 수요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석탄 채굴·세척업 가격은 전월 대비 3.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론 비철금속 광업 가격이 36.5% 급등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비철금속 제련·압연업은 24.0%, 석유·천연가스 채굴업 35.7%, 석유·석탄 등 연료 가공업 18.4%,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 12.7% 뛰었다.
석탄 채굴·세척업은 10.0%, 전기기계·장비 제조업은 4.5%, 컴퓨터·통신·전자장비 제조업은 2.1% 상승했다.
반대로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은 5.1%, 전력·열 공급업 4.4%, 자동차 제조업 2.0%, 농산물 가공업 1.4% 각각 떨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기업 수익성을 압박하고 가계 부담을 키우면서 중국 내수 회복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 진작을 추진하는 중국 당국의 정책 효과가 약화할 경우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5월 물가 지표에 대해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벗어났지만 소비 회복세는 아직 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PPI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제조업 가격 회복 흐름을 이어갔으나 근원 CPI 상승률은 소폭 둔화해 내수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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