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채색화를 넘어 현대미술로…김기라×'이미지의 미래들'

기사등록 2026/06/10 09:28:32 최종수정 2026/06/10 09:34:08

15일부터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등 3개 문화거점서 개최

작가 35명·회화 조각 미디어등 148점 전통과 동시대 연결

이성자미술관-내면의 풍경 (백현진, 이강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채색화의 도시 진주가 이번에는 현대미술의 미래를 내건다.

진주시는 오는 15일부터 8월 25일까지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철도문화공원 차량정비고, 국립진주박물관 등 3개 문화거점에서 특별기획전 '이미지의 미래들-서사하는 기억, 채색화를 넘어'를 개최한다.

35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조각 132점, 미디어 작품 16점 등 총 148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2022년부터 이어온 '한국 채색화의 흐름'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나 단순한 계승에 머물지 않는다. 채색화라는 전통적 토대 위에서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며 진주의 문화적 정체성을 미래형 예술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성과는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김기라의 기획력에 있다.

사회적 메시지와 공동체, 기억과 역사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 온 김기라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 채색화를 박제된 유산으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회화·조각·설치·미디어를 넘나드는 동시대 미술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전통과 현재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덕분에 전시는 '채색화 특별전'이라는 익숙한 형식을 벗어나 보다 확장된 현대미술 프로젝트로 진화했다. 자칫 관성적으로 반복될 수 있는 지역 문화사업을 동시대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올린 점에서 주목된다.

차량정비고-광장의 기억 (이동욱) *재판매 및 DB 금지

차량정비고-광장의기억(문경원&전준)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사유·공유·향유'라는 세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내면의 풍경'은 이성자의 예술세계를 축으로 심문섭, 김윤신, 오수환, 이강소, 최수앙 등이 참여해 존재와 자연, 인간 내면에 대한 사유를 펼친다.

철도문화공원 차량정비고에서 열리는 '광장의 기억'은 근대 산업유산 공간을 무대로 신학철, 서용선, 오원배, 이용백, 유근택, 권오상, 문경원 등이 참여해 역사와 노동, 개인과 사회의 서사를 탐색한다.

국립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의 '시간의 중첩'은 박생광을 출발점으로 이세현, 강애란, 정연두, 이수경, 노상균 등이 전통과 현대, 기억과 상상력이 교차하는 새로운 시공간을 제시한다.
이성자미술관-내면의풍경 전시전경(심문섭, 김윤신) *재판매 및 DB 금지


세 공간은 서로 다른 전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과거의 기억은 어떻게 현재의 이미지가 되고, 그 이미지는 다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서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통 채색화를 회화 장르의 역사로 한정하지 않고 현대미술 전반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통을 보존의 대상이 아닌 동시대적 해석과 실험의 출발점으로 삼으며, 예술을 통해 사회와 기억, 공동체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서용선, 〈기총소사 Strafing〉, 2004, Oil on canvas, 194×259cm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채색화의 도시'를 넘어 현대미술 담론을 생산하는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을 발판 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이미지의 미래들'은 그 선언에 가까운 전시다. 진부한 전통 계승론을 넘어, 전통이 어떻게 오늘의 언어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드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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