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모두가 패배자" NYT 칼럼
"도덕·정치·경제 청산 닥칠 것 알기에
이들이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 질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중동 전쟁에선 모두가 패배자(Everybody Is a Loser in This Middle East War).”
미 뉴욕타임스(NYT) 토머스 프리드먼 칼럼니스트가 9일(현지시각) 쓴 칼럼의 제목이다.
그는 이스라엘, 이란, 헤즈볼라, 하마스 미국의 지도자들이 모두 패배자라고 단언했다. 또 전쟁이 끝나는 순간 도덕적, 정치적, 경제적 청산이 닥칠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들이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하마스의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 공격
이번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는 하루 만에 이스라엘 남녀노소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0명 이상을 납치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침공함으로써 헤즈볼라, 이란, 일부 아랍 국가들을 포함한 "저항" 세력이 유대 국가를 말살하는 데 동참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전쟁을 일으켰다.
하마스 전투원들은 초등학교와 청소년 센터를 포함하는 이스라엘 지역 공동체에서 얼마나 많은 유대인을 살해할 수 있음을 자랑했었다.
10월7일 공격에 참여한 하마스 전투원이 가자 접경 이스라엘 메팔심 키부츠에서 부모에게 전화해 혼자서 10명의 유대인을 살해했다고 자랑한 일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내 손으로 몇 명을 죽였는지 봐! 아들이 유대인을 죽였어! 엄마, 아들은 영웅이야"라고 소리쳤다.
◆이스라엘의 섬멸 전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유대 우월주의자들로 이루어진 극우 정부는 곧바로 섬멸 전쟁으로 응수했다. 네타냐후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모든 지역을 유대인이 지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가자의 민간인들이 처참한 피해를 입었다.
전쟁 전 가자에 살던 약 220만 명의 약 10%가 살해되거나 부상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신공양한 네타냐후의 행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스라엘의 평판을 추락시켰다.
시온주의(Zionism)는 전 세계 대학 캠퍼스와 진보 정당에서, 그리고 일부 보수 정당에서도 갈수록 금기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예술인과 학자들은 오늘날 많은 곳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이스라엘의 잔혹한 전쟁은 반유대주의자들이 기어 나올 구실까지 제공했다.
놀랄 일이 아니다. 네타냐후는 가자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제거하는 것을 노린 순수하고 단순한 살해를 벌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국제적 명성을 망가뜨리고, 미국과 유럽의 진보 정당에서 지지를 잃었다. 그런데도 하마스는 여전히 가자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평화를 이룰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네타냐후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극우 강경파들을 끌어들이고 부패 혐의로 실형을 받을 것을 피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지도자도 네타냐후와 마찬가지로 요르단강 서안과 지중해 사이의 땅에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그 결과 가자의 약 200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비참하게 살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누구도 동의하지 않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레바논 전체를 끌어들였다. 이란의 지시에 따라 이란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했다.
2023년 10월7일 이전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영토를 한 뼘도 점령하지 않고 있었으나 지금은 레바논 남부 전역을 점령하고 그곳의 시아파 마을들과 베이루트의 시아파 구역들을 박살내고 있다.
약 100만 명의 레바논인이 난민으로 전락했고, 헤즈볼라는 레바논이나 심지어 레바논 시아파의 이익이 아닌, 이란 후원자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용병 군대라는 본모습을 드러냈다.
◆이란 지도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네타냐후가 공중 폭격으로 이슬람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전쟁을 시작했다.
문제는 계획 A가 실패했을 경우-실패했다-계획 B가 없었다는 점이다.
안타깝지만 이란은 계획 B와 계획 C를 갖고 있었다.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수십 명의 고위 당국자와 군 지휘관, 많은 군사 장비를 잃었지만 정권이 살아남았고 세계 원유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했다.
그러나 이란 지도자들도 정권이 살아남기 위한 계획 B와 계획 C는 있었지만 이란 국민들이 번영할 수 있게 하는 계획 D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전쟁이 끝나면 "핵무기를 만들고 레바논, 이라크, 예멘, 시리아, 아랍 걸프 국가들에 이란의 제국주의를 확장하려 하는 데 쏟아 부은 수십억 달러로 당신들이 무엇을 달성했느냐"는 이란 국민들의 질문이 들이닥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들이 전쟁을 계속하려는 이유다.
◆트럼프
트럼프가 이란의 핵무장을 막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란의 끔찍한 정권에 트럼프가 직접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공언했던 트럼프가 이란의 무한한 생존을 보장해 주게 되는 것이다.
◆매우 나쁜 인간들이 벌이는 전쟁의 끝
결론은 이렇다. 2023년 10월7일에 시작된 전쟁은 매우 나쁜 인간들이 일으키고 수행한 것으로, 그들은 일관되게 자국민의 평범한 행복한 삶을 희생시키고 자신의 이익과 환상을 앞세웠다.
모두가 겪는 이 고통이 결국 휴전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혼란을 만든 이란, 가자, 헤즈볼라, 이스라엘, 미국의 지도자들에게 민중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나? 물러가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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