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및 시체 유기 혐의 30대 남성
재판 후 유족과 언성 높이며 설전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동거남을 살해한 뒤 두물머리에 시신을 유기한 30대 남성이 피해자를 노예처럼 부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9일 오후 3시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성모씨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약 3시간30분간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4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4명 중 2명인 성씨 모친과 여자친구가 먼저 비공개로 신문을 받았다. 이들은 비공개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공개로 전환된 신문에서는 성씨와 피해자의 오토바이 배달 대행 동료들이 증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피고인 면전에서 진술하기 어렵다며 성씨와 분리된 채로 공개 신문을 받았다.
이들은 성씨와 피해자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증언했다.
먼저 증인으로 나선 A씨는 "처음에는 둘이 장난치는 모습도 보였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성씨가 손만 올라가도 겁을 먹을 정도로 피해자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성씨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상태였다"며 "피해자를 꼭 노예 부리듯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피해자가 성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모습도 전했다. 그는 "피해자가 성씨에게 맞아 입술이 터졌었다"며 "터진 입술에 딱지가 앉고 고름이 찬 모습도 봤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동료 B씨 역시 "피해자가 성씨만 보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벌벌 떠는 수준이었다"며 "(둘의 사이는) 친구라기보다 무시와 강압이 섞인 관계였고,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주변 동료들 사이에서도 둘을 분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며 "말다툼하다 우발적으로 범행이 벌어졌다는 성씨의 주장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성씨는 재판부에 한 마디 하겠다며 "오늘 나온 모든 증인들은 전부 허위 증언을 하고 있다. 저와 피해자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관련 없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이에 "일단 검찰 측 증인으로서 증거를 판단하겠다"며 "피고인 측에서도 낸 의견서를 받고 있다. 의견 준 건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에는 성씨와 피해자 유족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씨가 피해자 친형을 발견한 후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친형은 흥분하며 "어디를"이라고 말했다.
성씨 역시 곧바로 흥분하며 "죽인 건 잘못됐는데, 증인들 모두 허위 진술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성씨는 지난 1월 14일 오후 3시34분께 함께 거주하던 30대 남성 A씨의 신체부위를 가격한 후 경부 압박 질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성씨는 범행 직후 자택 지하 주차장에서 렌터카 뒷자석에 피해자 사체를 옮긴 후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남한강변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성씨와 A씨는 약 2년 전부터 오토바이 배달 대행일을 하며 친하게 지내온 사이였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고인 신문이 진행되는 3차 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3시에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