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26서 차세대 '시리 AI' 공개…온디바이스 AI 게임체인저 기대
4억5000만대 아이폰 인프라 무기…물러나는 팀 쿡의 '마지막 유산' 눈길
특히 이번에 개최된 세계개발자회의(WWDC2026)는 지난 15년간 애플을 이끌며 이 거대한 하드웨어 영토를 일군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사실상 마지막 무대라는 점에서 그가 남긴 '마지막 유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억5000만대' 압도적 하드웨어 무기…애플 인텔리전스 생태계 구축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까지 온디바이스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구동할 수 있는 아이폰을 누적 4억5000만대 이상 출하했다.
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선제적으로 AI 폰 시장에 진입하며 공세를 펼쳐왔으나, 프리미엄 단말기 중심의 두터운 사용자 층을 보유한 애플의 인프라가 실질적인 보급 규모에서 이미 시장을 압도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같은 대규모 프리미엄 사용자 기반은 애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강점이다. 애플이 어떤 고도화된 AI 기능을 출시하더라도 전 세계 수억명의 사용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한 번으로 수억대의 기기를 AI 플랫폼으로 변모시키는 애플의 하드웨어 장악력이 향후 생태계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는 그동안 온전히 고도화된 AI 기능을 갖춘 시리(Siri)가 부재했음에도 아이폰의 글로벌 판매 실적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아이폰17 시리즈는 전작의 성적을 가볍게 뛰어넘었고, 애플의 아이폰 부문 매출은 올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AI를 최우선 고려 요소로 삼지 않았다는 점과 애플의 견고한 브랜드 충성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애플 역시 더 이상 AI 고도화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인간과 기기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에이전틱 AI'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운영체제(OS)와 앱 위에서 작동하며 사용자의 최전방 접점이 되는 만큼 스마트폰 산업의 주도권을 통째로 재정의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애플은 9일 새벽 2시(한국시간) WWDC2026을 개막하며 그간의 우려를 한 번에 만회할 차세대 AI 기술과 완전히 재구축된 시리 AI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에 베일을 벗은 시리 AI는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 비서에서 벗어나 고도의 '맥락 및 화면 이해' 능력을 갖췄다. 사용자의 과거 대화 이력은 물론, 현재 화면에 표시된 앱, 메시지, 사진, 일정 등 개인적 맥락을 깊이 파악해 복잡한 교차 앱 명령을 유기적으로 수행한다.
이에 더해 애플 기기 간 대화 기록을 검토하고 이어갈 수 있는 전용 인터페이스가 추가됐으며, 아이폰·아이패드·맥·비전 프로 간 실시간 동기화 체계도 완성됐다.
시스템 전반에 적용되는 글쓰기 도구와 시각 지능(비주얼 인텔리전스)도 대폭 확대됐다. 여기에 애플 특유의 강력한 보안 기조인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결합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원천 차단했다.
애플의 이번 발표를 두고 늦었지만 확실한 완성도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애플 고유의 성공 방정식이 AI 전쟁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각생이었던 애플이 4억5000만대의 인프라와 결합한 차세대 AI를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잡스' 15년 이끈 팀 쿡의 유산…하드웨어 제국에 AI 씨
한편 이번 WWDC2026은 기술적 혁신 외에도 애플의 역사에 있어 한 시대의 종장을 알리는 상징적인 무대이기도 했다. 지난 2011년 고(故)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지휘봉을 잡았던 팀 쿡 CEO이 9월 퇴임 전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WWDC 행사였기 때문이다.
팀 쿡은 취임 당시 '혁신이 사라진 애플'이라는 세간의 혹평과 의구심 속에서 출발했으나, 탁월한 공급망 관리와 프리미엄 생태계 확장을 통해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카운터포인트가 발표한 '4억5000만대의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기기'라는 압도적인 하드웨어 영토 역시 팀 쿡의 지난 15년 체제에서 다져진 성과물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의 탄생을 알렸다면, 팀 쿡은 자신의 마지막 무대에서 거대한 하드웨어 제국 위에 AI라는 새로운 두뇌의 이식을 알리며 퇴장하게 됐다. 팀 쿡이 구축한 견고한 성벽 안에서 차세대 AI 생태계가 만개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WWDC2026에서 공개된 기술들이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팀 쿡이 후임자를 위해 남긴 '마지막 유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는 "현재 경쟁사들이 앞서 나가고 있는 만큼 애플도 신속한 추격에 나서야 한다. OS와 앱 위에서 구동되는 AI 에이전트는 소비자의 최전방 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스마트폰 산업을 완전히 재정의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라며 "에이전틱 AI 시대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두고 봐야하나, 애플이 흐름을 놓치기에는 그 리스크가 너무나도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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