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란 미사일 도발은 자신감?… 외교 주도권 노린 포석"

기사등록 2026/06/09 11:25:51

이스라엘 '베이루트 기습'에 맞불

트럼프 '외교 우선' 기조 역이용

[예리코=AP/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강행에 대해 외교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8일(현지 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예리코 인근에 박혀 있는 이란 탄도 미사일과 인근 주민의 모습. 2026.06.08.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은 중동 지역 내 군사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외교 협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포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번 도발이 미국, 이스라엘과의 장기 전쟁 속에서도 생존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역 내 영향력을 한층 확대하고, 향후 전개될 외교 협상판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확전의 발단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투 격화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단기 휴전을 깨고 베이루트를 공습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란은 즉각 미사일 공격으로 맞섰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석유화학 공장과 방공 시설을 타격하며 보복했다.

양측은 이후 공격을 중단했으나,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공격을 지속할 경우 언제든 확전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이란의 공세적 전략 전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우선 기조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효한 두 달간의 휴전이 끊임없이 도전받으면서도 전쟁 재개로 이어지지 않자, 이란이 군사적 보복 없이도 더 과감한 행보를 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텔아비브 소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오페르 구터만 선임연구원은 WSJ에 "이란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투 재개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란이 경제 악화, 영공 통제권 상실 등 구조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능력만큼은 건재함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개전 초기 40일간의 전쟁 국면을 거치면서도 수천 발의 탄도미사일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란 고위 당국자들도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 국민은 미국과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과의 투쟁을 통해 이란을 향한 대가 없는 위협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프로젝트 디렉터는 "이번 전쟁이 이란을 위험 회피 성향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든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국 이란 담당 전 책임자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과거에는 대리 세력들이 이란 본토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이란이 저항의 축 자체를 방어하기 위해 자국의 핵심 군사 역량을 직접 동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각 상호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