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북미대화 사라지고 경제협력·전략공조 부각
김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 공개 지지
2019년 북중 정상회담 발표문이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등 당면한 한반도 정세에 초점을 맞췄다면, 2026년 발표문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과 실질적 교류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2019년 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던 한반도 비핵화, 북미 대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등의 표현은 이번 발표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반도 비핵화 언급 사실상 사라져
가장 큰 차이점은 '비핵화' 의제의 증발이다. 2019년 6월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당시 시 주석은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적극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정세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년 동안 한반도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긍정적 흐름이 나타났고 국제사회도 이를 지지하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는 북미 대화가 지속되고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하며 이를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및 발전 우려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당시 회담에서 "지난 1년여 동안 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 조치를 취했지만 관련국들의 상응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관련국'은 사실상 미국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하면서도 관련국들이 서로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관련 대화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수행한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과 지역의 평화·안정 수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2026년 6월 8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 발표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대화 관련 언급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시 주석은 "아시아는 중국과 북한을 비롯한 지역 국가들의 안주하고 살아가는 터전"이라며 "양국은 전략적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자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유대보다 글로벌 아젠다 강조
양국 관계를 설명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2019년 회담에서 건국 이후 이어져 온 북중 우호관계의 역사적 의미와 양국 지도자 간 신뢰를 강조했다. 특히 25만명 평양 시민의 환영과 1년 동안 네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한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인류 운명공동체' 구상과 '4대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북중 간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또한 북중 관계 발전 방향으로 고위급 교류 확대, 민생 개선을 위한 실질 협력, 전통 우호관계 계승, 공정과 정의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 등 4대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우리는 앞으로도 한결같이 조중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사업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북중 관계를 국가 간 관계의 모범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동으로 기여하겠다"고 회답했다.
이에 관련해 일각에서는 양국이 과거 한반도 정세 관리 중심의 협력에서 벗어나 정치·경제·외교 전반에 걸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과학기술 협력 전면에
교류 협력 분야 역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2019년 시 주석은 교육, 보건, 체육, 언론, 청년 교류, 지방정부 간 협력 등 인문·사회 분야 교류 확대를 주로 언급했다.
반면 이번 회담에서는 경제·무역, 농업, 건설, 과학기술, 의료·보건 등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확대가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양국은 국경 통로의 전면 재개방과 민간 항공편 및 국제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아울러 양국이 외교·법집행·군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대목도 주목받는다.
▲김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이번 회담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대목은 김 위원장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명시적 지지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시종일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중국의 핵심이익 수호를 위한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2019년 정상회담 발표문에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나 중국의 핵심이익 수호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국 등 서방의 압박 속에서 북중 양국이 상호 핵심 이익을 매개로 한층 강력한 전략적 공동 전선을 구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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