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지나친 우상화 경계…반도체 피크아웃·피지컬 AI가 향후 주가 가른다"

기사등록 2026/06/09 00:02:00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

[서울=뉴시스]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가 8일 'MTN 머니투데이방송'에 출연해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MTN' 캡처) 2026.06.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시장의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AI 생태계의 장기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8일 MTN 머니투데이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브로드컴 악재와 금리 인상 우려로 흔들리는 반도체 시장 상황에 대해 다뤘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반도체 주가의 패닉 장세와 관련해 "지난 1년 동안 메모리 피크아웃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는데, 최근 해외에서도 비슷한 경고성 리포트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시장 기류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산업 측면에서 보면 빠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메모리 가격의 고점 신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최근의 하락세가 본격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반등했다가 하락세로 접어들지는 몇 개월 더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젠슨 황 CEO의 방한 행보에 대해서는 지나친 우상화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엔비디아가 국내 플랫폼 및 통신 대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본질은 결국 자사 하드웨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이라는 지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만에서는 실질적인 설비 투자와 생산 생태계 구축이 이뤄지는 반면, 한국에서는 주로 감성적인 화제성과 기대감 중심의 홍보 효과에 치우쳐 있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고객 맞춤형 칩을 팔기 위해 한국 기업들의 피드백과 파트너십이 필요하기에 우리가 은혜를 입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새롭게 강조한 차세대 CPU '베라'나 AI 노트북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기존에도 엔비디아는 자체 CPU를 절반가량 사용해 왔기에 베라 CPU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은 아니다"라며 "AI 노트북의 경우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 사례처럼 호환성 문제와 AS망 구축 등 B2C 모델의 높은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가 공언한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베라 루빈'에 탑재될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조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삼각 구도가 공식화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HBM4 초기 점유율을 5(SK하이닉스)대 3(삼성전자) 2(마이크론) 정도로 예측하면서도 "HBM4가 올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많아야 20% 수준에 불과하다"며 "결국 당장 올해 매출을 견인하고 실질적인 돈을 벌어다 주는 제품은 여전히 HBM3E이기 때문에, 공급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의 실적 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는 향후 자본시장이 주목해야 할 궁극적인 투자 아이디어로 데이터 센터 이후의 먹거리인 피지컬 AI(로보틱스 및 자율주행)를 꼽았다. 데이터 센터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시점에 가파른 수요를 일으킬 분야는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플랫폼이라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라는 강력한 자회사를 두고 양산 능력에서 앞서 있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의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기존의 협동 로봇이 강세를 보였던 두산은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기에 휴머노이드 중심의 피지컬 AI 경쟁에서는 궤가 다르다고 보았다.

이어 투자자들을 향해 "피지컬 AI가 데이터 센터의 규모를 대체하며 실질적인 매출을 보이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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