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한국, 세계 경제 승자로 부상…칩 팔고 탱크·화장품도 판다"

기사등록 2026/06/08 14:29:57 최종수정 2026/06/08 14:32:12

1분기 성장률 3.6%·수출 2200억 달러 역대 최고

AI·군비 확충 흐름 속 반도체·조선·방산 동시 호황

"中 추격은 여전한 과제"

[인천=뉴시스] 한국이 인공지능(AI) 경쟁과 전 세계 군비 확충 흐름의 대표적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달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6.06.08.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한국이 인공지능(AI) 경쟁과 전 세계 군비 확충 흐름의 대표적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반도체와 조선, 방산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으며, 수출은 38% 증가한 22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소재 컨설팅업체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스의 마이클 브린 대표는 "경제의 여러 부문이 현재 최적의 환경에 놓여 있다"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높은 생활비, 청년실업 등의 문제가 있지만 성장 엔진은 여전히 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호황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4월 한국 수출액 858억9000만 달러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319억 달러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변압기 산업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총 32조원에 달하며, 효성중공업 주가는 최근 5년 동안 50배 이상 상승했다.

조선업도 수혜를 보고 있다. 세계 조선업은 사실상 중국과 한국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미국과 동맹국들은 한국 조선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6척을 수주했고, 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부터 5월 중순까지 총 19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월 한국과 일본에 군함 설계·건조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18억5000만 달러 규모의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FT는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 약화가 한국 조선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산 수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서 한국산 무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한국은 올해 페루·노르웨이·아랍에미리트(UAE)와 방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폴란드에는 65억 달러 규모의 전투기·전차·로켓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방산 수주잔고는 1년 새 24% 증가한 113조3000억원에 달했다.

화장품과 관광도 호조다. 한국은 현재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은 47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다만 FT는 중국의 추격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국은 이미 기계·배터리·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일부 산업에서 기술 우위를 잃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균관대 김영한 교수는 "중국과의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산업은 결국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 비교우위가 약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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