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착하다"…서울대병원 이승훈 교수가 말하는 면역의 반전

기사등록 2026/06/07 07:59:00
사진 유튜브 '썰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염증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과 달리, 염증의 근본적인 목적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선한 방어 기전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됐다.

5일 유튜브 채널 '썰닥'에 출연한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대다수의 정보가 염증을 완화하고 없애는 데만 집중하고 있으나, 사실 염증은 생체 조직이 손상됐을 때 신체를 지키기 위해 작동하는 면역계의 방어적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염증을 뜻하는 한자 '염(炎)'과 영어 '인플라메이션(Inflammation)' 모두 몸 안에서 불이 난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외부 침입자에 맞서 면역 세포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우리 몸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침입하면 조직에 상주하던 대식세포가 이를 인지해 잡아먹기 시작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혈액 속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를 불러들인다. 이 과정에서 호중구가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혈관 속 수분이 함께 빠져나오는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겪는 '부종'의 원인이다. 염증의 4대 징후인 열, 발적, 부종, 통증은 병원균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과잉 반응을 하며 소방관이나 경찰관처럼 진압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주변 정상 조직이 손상되는 '부수적 피해'가 따르며, 우리가 흔히 보는 고름이나 농은 균과 싸우다 전사한 호중구와 세포들의 시체다.

이 교수는 염증을 급성과 만성,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분류하며 진짜 경계해야 할 것은 비감염성 만성 염증이라고 강조했다. 고혈압, 당뇨,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지속되면 몸은 동일한 면역 반응을 끊임없이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장기적인 만성 염증의 결과로 동맥경화, 뇌졸중, 암, 치매 등의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한다. 결국 선한 의도로 설계된 고도의 방어 시스템인 염증을 악화시키고 병으로 몰고 가는 원인은 자극과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환자 자신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상처가 났을 때 병원에서 소독을 강조하는 이유 역시 염증 세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소독을 통해 외부 균을 미리 차단하면 면역계가 불필요한 방어 작전을 펼칠 필요 없이 조직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염증 체계가 있었기에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다며, 염증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기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만성화를 막기 위해 일상을 조절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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