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선거 관리의 부실을 지적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반면, 현장에서는 통제 권한이 없는 군중이 무고한 민간인을 억류하거나 통행을 제한하는 등 사적 제재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시민들이 개표소를 점거하고 나선 근본적인 배경에는 선거 행정에 대한 신뢰 붕괴가 자리 잡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현장에서 투표가 일시 중단되거나 마감 시간이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는 시스템의 완벽성을 신뢰하던 대중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유일한 절차이기에 대중은 이를 고도의 정확성을 가진 영역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국가 기관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공백은 합리적인 행정 착오로 받아들여지기보다, 무언가 거대한 음모가 배후에 작동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키우는 기폭제가 되었다. 즉, 선거 행정의 유효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서라도 참정권을 수호해야 한다는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다.
선관위와 공권력이 결탁해 조직적으로 주권을 찬탈하려 한다는 시나리오가 현장 군중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을 향해 "중국인" 혹은 "공안"이라 조롱하는 행위나 민간인을 추적하는 행동이 외세에 대항하는 정의로운 저항으로 인식된다.
결국 개표소를 에워싼 이들에게 현시점의 봉쇄 사태는 참정권을 수호하기 위한 국민 저항권의 정당한 행사로 여겨진다. 군중 사이에서 "폭력은 안 된다. 여기 방송사들도 영상을 찍고 있지 않느냐"라는 통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자신들의 수단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평화적 재선거 요구 운동임을 증명하려는 시도다.
참정권 보장과 선거 투명성을 요구하는 동기에도 불구하고, 사법적 권한이 없는 일반 시민이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신체와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는 법치주의 관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주말 동안 올림픽공원 내 다른 공연장에서 대규모 K-팝 페스티벌이 예정되어 있어 관람객과의 동선 충돌 및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선거 관리의 실책을 규명하고 제도를 보완해야 할 생산적 논의가 의혹과 물리적 대치에 묻히지 않도록, 정부와 선관위의 책임 있는 해명과 사태 수습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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