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단식이나 운동을 할 때 세포가 스스로 노폐물을 청소하고 재활용하는 자가포식 현상인 오토파지(Autophagy)가 현대 의학계의 항노화 핵심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6일 68만 구독자 의학 유튜브 채널 '닥터딩요'는 최근 영상을 통해 오토파지의 과학적 원리와 일상 속 활용법, 그리고 관련 의학계의 최신 연구 동향을 상세히 소개했다. 오토파지는 세포가 굶주림이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세포 내에 쌓인 노폐물이나 수명이 다한 기관을 스스로 파먹으며 청소하고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는 이 오토파지의 작동 원리와 핵심 조절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지난 2016년 노벨 생리 의학상을 단독 수상한 바 있다.
세포 내에서 오토파지의 가동을 결정하는 신호 체계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영양소가 공급될 때 켜지는 성장 스위치인 '엠토르'(mTOR)와 에너지가 고갈됐을 때 켜지는 청소 스위치인 'AMPK'다. 음식을 섭취해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공급되면 인슐린과 아미노산의 일종인 류신이 엠토르를 활성화한다. 성장을 마친 성인에게 과도한 세포 성장은 곧 세포 노화와 암 발생으로 이어지기 쉽다. 반면 영양 공급이 끊기면 엠토르가 꺼지고 AMPK가 활성화되면서 오토파지가 가동된다. 이 과정에서 세포 내 핵폐기물로 불리는 고장 난 미토콘드리아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변형 단백질이 제거되며 강력한 항노화 효과가 발생한다.
닥터딩요 측은 일상에서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간헐적 단식과 운동을 꼽았다. 단식 후 4시간이 지나면 엠토르가 꺼지기 시작하고, 12시간을 넘기면 AMPK가 직접 활성화되어 오토파지 효율이 급격히 상승해 24시간째에 정점에 도달한다. 다만 24시간 이상의 과도한 단식은 세포 자체의 사멸을 유도하거나 암세포가 생존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어, 일상에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16시간 단식 후 8시간 동안 식사하는 '16대 8' 방식이 정설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식을 통한 오토파지 유도가 모든 연령대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성장기 청소년이나 임산부는 물론, 노화 예방보다 근감소증 방지가 훨씬 시급한 65세 이상 고령층과 마른 당뇨 환자는 단식을 지양해야 한다. 닥터딩요는 이들이 굶는 대신 운동을 통해 안전하게 오토파지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과 유산소 운동은 몸속 미토콘드리아 쓰레기를 청소하는 효과가 탁월하며, 근력 운동 역시 근육 합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젖산이 엠토르를 급격히 억제해 강력한 자가포식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증명됐다.
현재 의학계는 일상적인 생활 습관 교정 외에도 오토파지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약물 및 보충제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라파마이신과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대표적인 연구 대상이다. 특히 석류를 섭취했을 때 장내 미생물 대사를 통해 생성되는 '유롤리틴 A'는 고령층의 근력과 지구력을 회복시키는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며 가장 유망한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더 나아가 현대 의학은 암세포가 오토파지를 이용해 항암제 저항성을 기르는 기전을 역으로 차단하는 표적 신약 개발 등, 자가포식 현상을 난치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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