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연설, “서한, 무례하다”
지난해 8월 앵커리지 미-러 회담 합의 사항 받아들여야
우크라이나 드론 피해 인정 “방공 체계 개선할 것”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 서한을 통해 제안한 대면 협상을 거부하며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4일 공개된 서한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시작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낸 첫 공개 메시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29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을 제안한 공개 서한을 “무례하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것은 개인적인 만남과 대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방법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만남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인가?”라며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남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기를 단순히 기다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모스크바 방문을 제안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푸틴은 지난해 8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에 따라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타협안을 마련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5년째 이어지고 있는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합의에 이르려면 이러한 합의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러간 앵커리지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 지역의 양보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4일 드론 공격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지역 등 러시아 영토가 피해를 입은 것을 인정하고 방어력 강화를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드론 공격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유감스럽게도 일부 드론은 방어망을 뚫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방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고 강화해야 하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개발도상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서방 국가들의 생산 점유율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해외 자산을 동결함으로써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경기 둔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거시경제적 안정성을 강조하려 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가 부채가 서방 국가들에 비해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재정 적자 또한 서방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작다고 지적했다.
‘푸틴의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리는 올해 SPIEF에 중국은 한정 국가부주석이 참여했으며 미국에서는 백악관 증축 공사를 총괄하는 미술위원회 위원장인 로드니 밈스 쿡 주니어는 수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측 관계자로 참석했다.
1997년 출범한 올해 SPIEF는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며 100여 개국에서 약 2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럼 주제는 ‘실용적 대화: 안정적인 미래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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