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근도 하이킹도 한 벌로" 도산에 펼친 佛 '에이글'의 숲

기사등록 2026/06/06 09:00:00 최종수정 2026/06/06 09:32:24

아웃도어-일상 경계 허문 플래그십 공간 선봬

롯데홈쇼핑 독점 판권 확보…브랜드 육성 속도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AIGLE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중심에는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러버 포레스트'가 연출되어 있다. 2026.06.06.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도산대로 한복판에 작은 쉼터가 생겼다. 고무나무 군락지인 '헤베아 숲'에서 영감을 받은 초록빛 공간 사이로 형형색색 러버부츠가 자리했다.

롯데홈쇼핑이 단독 판권을 가지고 운영하는 프랑스 브랜드 에이글(AIGLE)이 도심 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지난 5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에이글 플래그십 스토어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홍콩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선보이는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이다.

특히 이번 매장은 에이글이 브랜드 리뉴얼 이후 선보인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기존 매장이 우드 중심의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면 도산점은 대리석과 우드를 함께 활용해 보다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변화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AIGLE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1층 '러버 포레스트'에 러버 부츠가 전시되어 있다. 2026.06.06.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층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은 '러버 포레스트(Rubber Forest)'였다. 과거 벽면 중심으로 진열됐던 러버부츠는 숲을 형상화한 오브제 사이에 놓이며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연출됐다.

상판에는 대리석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하단에는 우드를 배치해 자연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자연과 도심, 아웃도어와 일상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브랜드 방향성을 공간으로 구현한 셈이다.

에이글은 1853년 탄생한 프랑스 브랜드다. 천연고무를 활용한 작업용 장화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브랜드의 출발점이다. 현재도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러버부츠는 생고무를 사용해 수작업 방식으로 제작된다.

과거 농장과 야외 활동을 위한 기능성 제품이었다면 최근에는 패션 아이템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매장에는 긴 기장의 클래식 러버부츠뿐 아니라 미들·숏 기장 제품과 가죽 느낌을 구현한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전개됐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통기성과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강화한 '솔라팩(SOLAR PACK)' 제품. 2026.06.05.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의류 구성에서도 변화가 드러났다. 과거 아웃도어가 산행이나 특정 활동을 위한 옷이었다면 최근에는 출근, 여행, 가벼운 야외 활동까지 함께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확장되는 추세다.

매장에는 에이글의 기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라인도 함께 전시됐다. 통기성과 자외선 차단(UPF 50+) 기능을 강화한 '솔라팩(SOLAR PACK)'부터 가벼운 패커블 디자인으로 휴대성을 높인 레인웨어 라인 '레인팩(RAIN PACK)'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솔라팩은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제품이다. 자외선 차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아시아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2023년 처음 선보였으며, 올해는 기존 단색 중심에서 벗어나 그라데이션 디자인까지 확대했다.

생활 방수와 구김 방지 기능을 갖춘 셔츠, 빠르게 건조되는 쿨맥스 소재 제품, 얇고 가벼운 윈드브레이커 등 일상 활용도를 높인 제품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롯데홈쇼핑이 운영하는 에이글은 아웃도어 제품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레디 투 웨어(RTW)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데님과 가방 제품이 함께 전시되어 있는 모습. 2026.06.05.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매장에서는 아웃도어와 캐주얼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데님, 후드티, 패턴 셔츠, 고어텍스 재킷, 하이킹화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아웃도어용 옷과 일상복의 경계가 흐려지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구성이다.

롯데홈쇼핑이 에이글을 선택한 배경도 이 같은 변화와 맞닿아 있다. 정장과 포멀웨어 중심의 패션 소비가 줄고 러닝, 하이킹 등 일상 속 활동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패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홈쇼핑은 2024년 에이글과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브랜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 TV홈쇼핑 중심 고객층에서 벗어나 3040세대까지 소비층을 넓히기 위한 신사업 전략의 일환이다.

도산을 첫 플래그십 입지로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성수와 명동 등이 관광객 중심 상권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도산은 국내 패션 소비자와 글로벌 고객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핵심 리테일 상권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주 프리오픈 기간에도 국내 고객뿐 아니라 중국, 일본 관광객 방문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 에이글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옆에 마련된 '에이글 파크'. 브랜드 핵심 가치인 슬로우 라이프를 반영한 체험형 공간 자연과 아웃도어 감성을 도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7일까지 운영된다. 2026.06.05.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본사 역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K패션과 K뷰티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한국 소비자 반응을 아시아 시장 공략의 주요 지표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도 한국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 기존 유럽 핏보다 여유 있는 실루엣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바지 폭을 늘릴 것을 제안했고, 해당 의견은 다음 시즌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플래그십 스토어 옆 야외 공간에는 '에이글 파크'도 마련됐다. 잔디 위에 캠핑 공간처럼 꾸민 공간에서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슬로우 라이프'를 경험하도록 했다. 러버부츠 전시와 프로모션, 젤라또 제공 등 고객 참여형 콘텐츠도 함께 운영된다.

롯데홈쇼핑은 도산 플래그십을 에이글의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알리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공간을 통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에이글(AIGLE)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2026.06.05.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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