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 중대재해수사계 신설·인력 150명 확대
작년 하반기 264명 사망·올 1분기 101명 숨져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만 전국 일터에서 101명이 산업재해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중대재해 전담 수사체계를 확대 운영하고 있지만 대형 참사가 반복되면서 실효성 있는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는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망 사고는 86건, 부상 사고는 213건이었다. 전체 피해자는 404명으로 사망자 101명, 부상자 303명에 달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7일 산업재해 즉시 보고 체계를 도입했다. 체계 도입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접수된 산업재해 사고는 834건, 사망자는 264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해 10월 전국 17개 시·도경찰청에 중대재해 전담 수사팀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 100명이었던 전담 인력은 올해 상반기 인사를 거쳐 현재 21개팀 150명 규모로 늘었다. 올해 초 강력과 내 중대재해수사계도 신설해 본청 차원의 수사 지휘 체계를 갖췄다.
전담팀의 핵심 업무는 반복 재해 사업장 관리다. 경찰은 즉보 체계를 통해 전국 사업장 정보를 수집·관리하며 동일 사업장에서 반복 재해가 발생하는지 감시하고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보 체계 도입 이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수사 이력과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단속 이력을 확인해 수사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참사는 경찰의 중대재해 수사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오전 10시59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이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이 사업장에서는 2018년 5월 폭발 사고로 5명, 2019년 2월 폭발 사고로 3명이 숨지는 등 8년 사이 세 차례 폭발 사고로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과거 두 차례 사고 당시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이어서 관계자들은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회사는 벌금형에 그쳤다. 반면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발생해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당국은 사측이 당초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한 공정에서 사고가 빚어진 원인을 집중 규명하고 있다. 사고가 난 56동 세척공실은 고체 추진제 제조에 쓰인 장비를 물과 세제로 세척하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사고 당일 합동브리핑에서 "당초 위험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외삼동 대전사업장과 R&D 캠퍼스, 서울 본사 등 3곳에 경찰 34명·대전노동청 20명 등 54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결과 서류 및 전자정보 5400여점과 휴대전화 6대가 확보됐으며 디지털 포렌식 및 압수물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안전 관련 자료 확보에 중점을 뒀으며 안전관리 조직을 총괄하는 ESH실이 있는 R&D 캠퍼스도 압수수색 범위에 포함됐다.
폭발이 발생한 56동 세척공실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수사당국은 외부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앞선 두 차례 사고 당시 수사 완료까지 1년가량 소요됐던 만큼 이번 수사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대재해 사건은 현장 감식부터 원·하청 책임 구조 규명까지 수사 기간이 길고 전문성이 요구된다. 경찰이 전담팀 신설과 인력 확충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경찰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수사권이 없어 업무상과실치사죄만 담당하며, 경영책임자 처벌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는 노동부 소관이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죄만 담당하고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 처벌은 노동부 소관인 만큼, 실질적인 책임 규명을 위해서는 두 기관의 유기적 공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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