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연초 대비 10.5조 증가
"시장 과열 따른 경계감 반영"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잔액은 22조8164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연초(1월2일·12조2549억원)와 비교해 10조5615억원(86.2%) 증가한 수치로,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쌓이며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는 주식 등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매도한 뒤 결제일 이전에 상환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순보유잔액은 투자자들이 공매도한 주식 가운데 아직 상환하지 않은 잔액이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잔액이 늘어날수록 향후 주가 하락에 대비하거나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았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은 한미반도체가 7.27%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GS건설(6.22%), 삼양식품(4.56%), 코스맥스(4.04%), 코스모신소재(3.64%), LG디스플레이(3.60%), 하이트진로(3.54%), 한국항공우주(3.18%), 포스코퓨처엠(3.12%) 순이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88조7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190조9575억원) 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초까지만해도 110조원대였던 대차거래 잔고는 1월 말 130조원대, 2월 말 150조원대, 4월 말 170조원대에서 190조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 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공매도를 위한 사전 단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대차잔고가 늘어날수록 향후 공매도 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차거래 잔고는 반도체와 대형 수출주에 집중됐다.
지난 4일 기준 삼성전자 대차거래 잔고가 28조345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24조5126억원), 한미반도체(5조4262억원), 현대차(5조2617억원), HD현대중공업(4조938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종목의 대차거래 잔고는 총 83조4469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대차잔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및 위험관리 목적의 헤지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최근 공매도 증가는 과열된 시장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6월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랠리의 이면 구조"라며 "최근 랠리는 펀더멘털에 기반했을 뿐만 아니라 옵션 수급이 강하게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업종과 종목에서의 포모(FOMO·소외 공포)가 개별주 변동성과 주가를 함께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한번 흐름이 꺾이면 낙폭이 단기에 커질 소지가 있다"며 "추세를 유지하되 변곡점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공매도 잔액 증가를 증시 하락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고가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은 더 빠르게 증가했다"며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는 0.3%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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