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이랑 사이 재배, 토양유실량 25% 감소
파종 30일 후 토양 피복률 90% 내외 높아
호밀보다 종자값 25% 저렴·발아 기간도↓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경사지 밭의 토양 유실을 줄이는 데 감자 밭이랑 사이 맥주용 보리를 재배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경사진 감자 재배지에서 맥주용 보리 품종 '광맥'을 심어 시험한 결과, 토양유실량이 약 25%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 밭의 60% 이상은 경사지이기 때문에 집중호우 시 토양유실 위험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강우 강도도 평년 대비 18% 이상 높아지면서 선제적인 토양 보전 기술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농진청은 이랑 사이에 덮는 작물을 심으면 빗방울이 토양 표면에 직접 떨어지는 것을 줄이고 토양이 물을 천천히 흡수하도록 도와 토양침식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의 속도를 낮춰 토양과 양분 유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그동안 경사지 토양 유실 방지를 위해 주로 활용된 호밀은 종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대부분 수입 종자에 의존해 농가 부담이 컸다.
반면 맥주용 보리는 종자 가격이 20㎏ 기준 3만6000원으로 호밀(4만8580원)보다 약 25%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봄 파종 시 발아 기간도 3~5일로 호밀의 5~10일보다 짧아 토양을 빠르게 덮을 수 있다.
고령지농업연구소 연구진이 '광맥'을 포함한 국내 맥주용 보리 품종 5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에 따르면, 파종 30일 뒤 토양을 덮는 피복률은 90% 내외로 높았다. 품종별 피복률은 87.6~91.0% 수준이었다.
식물체 크기도 호밀의 절반 수준으로 작아 주 작물과의 양분 경합이 적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조광수 농진청 고령지농업연구소장은 "경사지 밭이 많은 고령지에서는 장마철 기후변화에 대응해 덮는 작물을 재배하는 등 선제적인 토양 보전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맥주용 보리 활용 기술이 환경을 보전하고 농가 부담을 낮춰 지속 가능한 밭 농업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