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작가 위화가 쓴 40년 세월…'산곡미풍'

기사등록 2026/06/03 13:00:00

600개 각주로 읽는 플로베르 명작…'마담 보바리'

헤세의 유머…'너무 진지하게 여기진 말아요'

[서울=뉴시스] 위화 '산곡미풍' (사진=푸른숲 제공) 2026.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산곡미풍(푸른숲)=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인생' '허삼관 매혈기' '원청' 등 소설을 통해 역사 속 소시민을 주목해 온 작가 위화가 펴낸 산문집 '산곡미풍'이 출간됐다.

책은 2024년 휴가차 방문한 하이난에서 불어온 산들바람에서 시작된다. 그 바람은 작가의 기억을 1980년대 등단부터 2020년대에 이르는 시간으로 이끈다.

시원한 바람을 찾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 푸른 바다까지 헤엄치고 싶던 소년 시절, 병원과 농촌에 대한 기억, 문화대혁명 시절, 아버지가 되던 순간 등이 펼쳐진다.

기쁨과 쓸쓸함이 오가는 평범한 일상은 담담한 위로를 건넨다. 저자는 고대 로마 시인 마르티알리스의 말을 빌어 이렇게 쓴다.

"과거의 삶을 기억하는 것은 다시 한번 사는 것과 같다."(165쪽)

소설가 김금희는 "여린 것들을 보듬으며 마을로, 도시로, 세계로 나아가는 이 '슬픈 친근함'. 경이롭다"고 추천의 글을 남겼다.

[서울=뉴시스]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사진=열린책들 제공) 2026.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마담 보바리(열린책들)=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용은 옮김

플로베르의 대표작 '마담 보바리'가 약 600개의 각주를 더한 주석본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이번 번역은 플로베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용은 강원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다양한 판본을 교차 검토해 원문을 옮겼으며, 초고 단계에서 추가·삭제된 구절과 검열 과정에서 수정된 문장까지 함께 수록했다.

인간의 내면, 사랑과 환상, 권태와 결핍, 욕망과 환멸을 다루는 이 책은 1857년 '미풍양속과 종교에 위해를 가했다'는 혐의로 파리 경범재판소에서 재판받기도 했다.

책은 시골 의사 샤를르 보바리와 결혼한 엠마 루오가 권태로운 일상에 사교계나 불륜에 빠져드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그린 내용이다.

1856년 '르뷔 드 파리'에 6회에 걸쳐 연재된 작품이다.

역자 김용은은 "19세기 프랑스 농촌 부르주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과 백과사전식 지방 풍속지 같은 소극"이라면서 "깊은 서정의 정취를 담고 있는 움직이는 그림"이라고 해설했다.

[서울=뉴시스] 헤르만 헤세 '너무 진지하게 여기진 말아요' (사진=피카 제공) 2026.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너무 진지하게 여기진 말아요(피카)=헤르만 헤세 지음, 배명자 옮김

헤르만 헤세의 미발표 선집 '너무 진지하게 여기진 말아요'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간된다.

신간에는 헤세 특유의 우울함이나, 내면으로 침잠하는 서사 대신 재치 넘치는 풍자와 예리한 통찰이 담겼다.

예를 들면 빈민구호시설의 두 노인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그려내거나,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풍자하며 전쟁의 무의미함을 고발하거나, 휴양지를 통해 현대 관광 산업에 대한 비판이다.

총 5장으로 헤세의 풍자와 재치가 담긴 글, 농담 시, 헤세가 고쳐 쓴 마테오 반델로의 이야기, 직접 기록한 일화들, 곁에서 지켜본 이들의 헤세에 관한 기록이 담겼다.

웃음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시대의 폭력 등 삶의 무게 앞에서 헤세가 취한 삶의 전략이다.

"세상이 없는 듯이 세상에 살기, 법을 존중하면서도 법을 넘어서기, '소유하지 않는 듯이' 소유하기, 포기하지 않는 듯이 포기하기, 자주 인용되고 사랑받는 이 모든 귀한 삶의 지혜를 실현할 수 있는 건 오직 유머뿐이다."(314쪽)


◎공감언론 뉴시스 nowo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