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스텐 슬록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 분석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단기 인플레 유발 요인"
반도체, 장비, 전력 가격 연쇄 상승…연준 통화정책 변경 불가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대체투자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 붐의 초기 단계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슬록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기대하는 것만큼 빠른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반도체 가격과 에너지 비용, 노동 시장 전반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매우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슬록은 기술 효율성이 오히려 수요와 소비를 촉진한다는 '제번스의 역설'을 예로 들며, AI 도입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노동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감소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한 엔지니어 채용과 인건비 상승이 가파르다.
AI를 둘러싼 논쟁은 워시 의장의 정책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워시 의장은 AI가 생산성을 높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물가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논리대로라면 연준은 비교적 빠르게 금리인하에 나설 여지를 갖게 된다. 반면 일부 연준 인사와 시장 전문가들은 AI의 생산성 효과가 실제 지표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이를 금리인하 근거로 삼기 어렵다고 봤다.
문제는 AI 혁명의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투자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에 최대 7250억달러(1100조3325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반도체, 서버, 전력 설비 등 인프라 확충에 쓰일 전망이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확충에 약 6조7000억달러(1경165조91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AI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만 약 5조2000억달러(7889조9600억원)가 투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도 2026년부터 2031년까지 AI 컴퓨팅,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약 7조6000억달러(1경1531조4800억원)가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외신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반도체와 전력, 냉각 설비, 건설 인력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는 단기적으로 비용 상승을 부추기고, 결국 소비자 물가나 기업 비용에 반영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 전력 요금 부담, 건설 노동력 부족,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경쟁이 겹치면 AI 투자는 생산성 개선보다 먼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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