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당 담합 의혹 받는 대상 사업본부장 첫 공판
김씨측 "가담 인정하나 대표이사와 공모는 부인"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임직원 등 25명 기소
식료품 담합 중 최대 규모…가격 73.4% 오르기도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지난 8년에 걸쳐 10조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받는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등 업체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대상의 사업본부장이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박찬범 판사는 2일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 대상 사업본부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김씨 측은 다른 업체와 담합에 가담했다는 행위는 인정하지만,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와의 공모했다는 혐의는 부인했다.
김씨 측 변호사는 "임 대표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 중) 임 대표와 공모했다는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의 책임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공모 여부를 공소사실에서 제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임 대표와 공모했는지 여부는 임 대표의 본인 기소 사건에서 다퉈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석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범에 대해 같이 담합에 가담했다는 취지라서 제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본인 조사에서 임정배 전임 대표이사가 담합 관련 보고 사실을 알고 있다고 자백했다"며 "전임 대표이사 보고까지 인정될 뿐 아니라 임정배와 대표급 모임한 사람들이 담합 합의했다고도 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내달 23일 오전으로 지정하고 그날 보석 심문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분당 담합 의혹'은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가 지난 8년에 걸쳐 약 10조 원 규모의 가격 담합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을 지칭하며 음료, 과자, 유제품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최소 8년 간 10조 1520억 원 규모의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국내 식료품 담합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검찰에 따르면 담합 발생 전 대비 전분 가격은 최고 73.4%까지, 당류 가격은 최고 63.8%까지 각 인상됐다. 담합으로 인해 전분당의 주요 품목인 물엿의 소비자 물가 지수(39.05%)는 평균 물가상승 인상률(16.61%)에 비해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이들 업체가 전분당 제품별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하는 합의를 하고, 거래처를 상대로 그 합의 내용은 관철시키면서 담합 사실은 숨기기 위해 각 업체별로 거래처에 제안할 가격 인상·인하 폭을 달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 4월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3개 법인, 각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과 전분당협회장 A씨 등 총 25명(법인 3곳·개인 22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김씨는 구속 기소, 나머지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담합 가담 의혹이 제기됐던 삼양사는 이번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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