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복지부로…응급의료체계 개선[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③]

기사등록 2026/06/04 06:03:00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전국 확대

"이송·전원 통합연계 등 미수용 문제 해결 도움"

국립대병원 설치법 개정…"권역 거점병원 육성"

지역 격차 대안 AX 추진…"AI 기본의료 시대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2024년 9월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가 줄지어 서 있다. 2024.09.03. kgb@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응급의료체계 개편을 추진해온 보건복지부는 중증 응급 환자가 '골든타임' 내 응급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이송될 수 있도록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9월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진행한 시범사업은 지역별 맞춤형 이송 체계를 통해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조치다. 최근 충북 청주에서 임신부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결국 태아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잇따라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함이다.

4일 복지부에 따르면 광주와 전북, 전남에서 시범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모델은 7월까지 지역별 지침을 정비하고 9월 내 전국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제도 시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응급의료법 개정도 추진한다.

광주·전라 지역은 사업을 유지·발전하는 방향으로 이어간다. 이번 사업으로 지역 응급의료기관 간 환자 수용 원칙에 합의하며 병원의 수용 책임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응급실이 가득 찼거나 저빈도·고난도 질환으로 지역 내 치료 가능 병원이 없을 경우 '광역상황실 즉시 지원'이라는 안전 장치로 대처했다.

실제 전남 여수에서 농기계 사고를 당한 환자가 인근에 정형외과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통합 연계로 해결했다. 1차 처치를 할 수 있는 전남 지역 병원과 최종 치료가 가능한 천안 소재 병원을 동시에 선정해 신속한 이송과 치료가 가능했다. 광역상황실이 이송병원부터 최종 치료 병원까지 한번에 조정해 가능한 결과였다.

지역 내 의료기관간 협력도 강화됐다. 광주의 한 약물 중독환자를 두고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결정위원회가 온라인 논의를 거쳐 1차 치료와 최종 치료 역할을 분담하는 사례도 나왔다. 위원회는 광주의 응급의료센터 당직의사, 소방 및 광역상황실 관계자로 구성됐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2.25. scchoo@newsis.com
복지부는 "이번 모델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송병원을 수배하거나 이송-전원 통합 연계를 하는 등 미수용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는 현장 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시도별 맞춤형 이송지침을 마련하고 광역상황실(전국 6개소)을 통한 전국 이송 및 전원 연계 방안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대구 병원의 의존도가 높아 대구를 중심으로 이송체계를 정비하고, 고위험 산모·신생아 등은 전국 이송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대전·세종·충청은 지역은 넓으나 의료자원 분포가 한정적이다. 대전·천안·청주 중심으로 4개 시도(충북·남, 세종, 대전) 간 협력을 강화하고 인근 경기·전북을 연계한 이송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다.

경기·강원은 경기 남부에 다수 대형병원이 있는 반면 경기 북부와 강원은 산악 지형으로 이송이 제한되고 의료자원이 부족하다. 강원은 춘천·강릉·원주 중심의 이송체계를 정비하고 헬기 이송을 통한 영동·영서 격차를 줄이고 경기남부·서울과의 이송 연계를 확대한다. 경기 북부도 장거리 이송·서울 북부 지역 연계 등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심근경색, 외상 등 23개 중증응급질환 대응 역량을 중심으로 권역·지역응급센터 지정을 개편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도 현재 44개소에서 60여개소까지 11월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뉴시스]'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전국 확대시 지역별 추진 방향(안).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소아진료 기반도 확충했다. 경증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야간·휴일에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은 33개소 추가해 148개소,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2개소 추가해 14개소로 확충한다. 지난 4월부터는 소아의료 취약지역의 소아 진료기관에 야간·휴일 운영비 지원을 새롭게 시작했다.

복지부는 "모든 국민이 적기에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며 "응급의료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역필수의료 거점 육성을 위해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는 국립대병원 설치법을 지난 2월 개정했다. 국가 보건의료 정책 총괄은 복지부이지만, 국립대병원은 그간 소관 부처가 달라 지역의료 정책 등 연계가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2005년부터 논의됐지만, 약 20년 만에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국립대병원 관리 체계가 일원화되며 권역별 거점병원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진료·교육·연구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등 공공의료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립대병원이 고난도·중증 최종치료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올해 시설·장비 등 인프라 812억원, 인공지능(AI) 전환 142억원 등 지원을 확대했다. 연구개발(R&D)도 2025~2027년 500억원을 지원한다.

[부산=뉴시스] 부산대병원 전경. (사진=부산대병원 제공) 2026.0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복지부는 추후 국립대병원의 종합적 지원 방안을 담은 육성 대책 및 공공의료기관 역량 강화 등 제3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밖에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 필수의료 인력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공지능 전환(AX)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을 보건의료 전반에 도입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AI 기본의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의료기관별 데이터 표준화 및 정보시스템 고도화 등은 지속적으로 논의할 과제다.

우선 하반기에는 'AI 기반 환자 의뢰·회송 체계'를 3개 권역에서 시범 운영한다. AI를 병원 전자의무기록(EMR) 등에 연동해 진료기록, 진료의뢰서 등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실증할 계획이다.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에는 환자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AI 진료시스템 도입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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