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AI 업계 직원들 '현금 매수'…美 샌프란시스코 100억 주택도 금방 팔려

기사등록 2026/06/02 14:12:14
[AP/뉴시스]샌프란시스코의 주택가 모습. 2023. 4. 26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호황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AI 업계 임직원과 투자자들이 수십억 원대 현금 매수에 나서면서 집값이 폭등하고 주거 양극화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의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10% 이상 급등한 170만달러(약 25억원)로 집계됐다. 주택 가격은 미국 주요 대도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역은 단연 AI 업계의 신흥 부호들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경쟁사 앤트로픽 등이 모두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으면서, 수억 달러 연봉을 받는 연구원들과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오픈AI의 전·현직 직원들이 주식을 매각해 총 66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현금화하면서 시장의 불씨를 당겼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AI 업계 바이어들은 매물가보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씩 더 높은 금액을 전액 현금으로 제시하며 계약을 독식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퍼시픽 하이츠에 약 400만달러(약 60억원)로 나온 매물은 현금 구매자들이 앞다투어 몰리며 불과 일주일 만에 700만달러(약 106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극심한 양극화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부유층이 선호하는 고급 주택가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서민층 주거지의 집값은 오히려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잠잠했던 임대료마저 최근 10% 가까이 폭등하면서, 고소득 기술직이 아닌 일반 시민들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처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앨릭스 벨튼(33)은 "예산을 계속 올려도 도저히 AI 직원의 현금 공세를 따라갈 수가 없어 결국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며 "집값을 올린 주범이 AI인데, 역설적으로 대출액 계산에 AI 챗봇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AI 골드러시'로 인한 부동산 과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대형 AI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예정되어 있어, 조만간 또 한 번 신흥 자산가들이 대거 출현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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