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길거리 미식 인플루언서?…대만 노포서 '1조 달러'짜리 회식

기사등록 2026/06/01 21:26:07 최종수정 2026/06/01 21:28:09

[타이베이=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컴퓨텍스 2026'은 2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2026.06.01.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글로벌 빅테크 업계의 최고 권력자이자 시가총액 수조 달러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 대만의 한 허름한 골목길 노포에 나타났다. 특유의 가죽 재킷을 입은 그는 드럼통 테이블에 앉아 소탈하게 현지 음식을 즐겼지만, 그와 함께 젓가락을 든 이들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고 흔드는 거물들이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대만 현지 매체 TVBS 등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 시내의 소박한 로컬 식당 '브릭 킬른(Brick Kiln)'에서 대만 반도체 및 AI 서버 업계의 핵심 경영진 30여 명을 초청해 깜짝 만찬을 가졌다. 식당 진입 전 취재진과 만난 젠슨 황 CEO는 "2026년은 글로벌 AI 시장에 있어 '엄청난 해(gigantic year)'가 될 것"이라며 "대만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소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형식은 격식 없는 '길거리 모임'이었지만, 참석자들의 면면은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수준이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을 비롯해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 콴타컴퓨터의 린바이리 회장 등 대만 테크 업계의 '탑티어' 리더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이 이끄는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무려 1조 달러(약 1500조원)에 육박해 현지 매체들은 이를 '1조 달러짜리 노포 연회'라며 대서특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찬이 딱딱한 비즈니스 미팅룸에서 갑과 을로 만나는 일반적인 계약 관계를 넘어, 동네 식당에서 편하게 음식을 나누며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깊은 '밀착형 공생 관계'임을 전 세계에 과시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TSMC의 칩 제조부터 ASE의 테스트, 폭스콘과 콴타의 최종 서버 조립까지, 시스템당 200만 개의 부품이 투입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야심작 '베라 루빈(Vera Rubin)'의 성패는 결국 이 소박한 식탁에 마주 앉은 파트너들의 손에 달린 셈이다.

현재 전 세계적인 AI 수요 폭증으로 인해 대만 공급망 전체가 전력 부족과 인재 기근 등 심각한 과부하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매체는 "이번 모임은 화려한 기술 발표회는 아니었지만, 폭발적인 압박 속에서도 젠슨 황이 대만 파트너들과 길거리 음식을 나누며 '우리는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강력한 하나의 팀'이라는 연대감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ufo02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