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차가워!" 아이스크림 먹고 머리 '찡'하면…'만성 편두통' 의심해야

기사등록 2026/06/01 18:00:00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한 소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크리스필드 비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2026.06.01.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여름철 차가운 음식을 급하게 먹을 때 생기는 일시적 두통 이른바 '브레인 프리즈(저온 자극 두통)'가 만성 편두통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현지 신경과 의사 등 의학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저온 자극 두통 증상의 발생 원인과 개인의 편두통 진단 간의 상관관계를 다뤘다.

흔히 '아이스크림 두통'으로도 불리는 이 현상은 입천장이나 목구멍 안쪽이 급격히 차가워질 때 발생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신경과의 아말 스타링 박사는 차가운 자극을 받은 혈관이 순식간에 수축했다가, 혈류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확장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때 혈관 벽의 통증 섬유가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이다. 자극을 받은 입안이 아니라 이마나 머리 깊은 곳에서 통증을 느끼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저온 자극 두통을 유독 심하게 또는 자주 겪는다면 편두통을 의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 이레네 톨도 교수 연구팀이 지난 40년간의 관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 편두통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저온 자극 두통을 느끼는 빈도가 잦고 통증 강도도 훨씬 강했다. 기존 조사에서도 편두통 환자의 93%가 이 현상을 경험한 반면, 일반인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한 본인이나 자녀가 유독 심한 저온 자극 두통을 겪는다면, 평소 앓던 일반 두통 증세도 다시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피로나 소화 불량 탓으로 가볍게 넘겼던 두통이 실제로는 치료가 필요한 기저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링 박사는 "편두통 환자는 평소에도 삼차신경이 과민해진 상태여서 차가운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통증이 심하다면 치료가 필요한 만성 편두통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여성 6명 중 1명, 남성 10명 중 1명, 어린이 11명 중 1명이 편두통을 겪는다. 하지만 스타링 박사는 "편두통 환자의 50% 이상은 자신의 증상에 대해 의사와 단 한 번도 상담하지 않은 채 방치한다"며 "편두통은 명확한 진단 기준이 있고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현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편두통의 발병 과정을 밝히는 실험 모델로도 적극 쓰였다. 편두통은 실시간 뇌 영상 촬영이 까다롭지만, 저온 자극 두통은 찬 음식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편두통과 같은 신경계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지난 수십 년간 두통 치료제 개발과 혈류 연구의 기초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저온 자극 두통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먹는 것'이다. 찬 음식을 먹을 때 입천장이 급격히 냉각되지 않도록 천천히 씹어 삼켜야 한다. 이미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면 혀 아랫부분이나 엄지손가락을 입천장에 대어 온도를 높이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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