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무슨 수 써서라고 제거하라' 지시 받아"
휴전 이후에도 900명 이상 사망…민간인 희생
군 당국 "교전수칙 준수" 주장하며 의혹 부인
31일(현지 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AP통신은 가자지구에 주둔했던 이스라엘 예비군 3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휴전 발효 이후에도 이스라엘군 통제 구역과 팔레스타인 지역을 구분하는 이른바 '황색선(Yellow Line)' 주변에서 총격과 사망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예비군 병사는 지난해 10월 휴전이 발효된 이후 가자지구에 배치돼 있던 동안 동료 군인들이 황색선을 넘거나 넘으려는 팔레스타인인을 사살한 뒤 서로 환호하며 축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AP통신에 "그곳은 마치 정글 같았다"며 "휴전 이후 내려진 명령은 누군가 경계선을 넘으면 사살하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병사들은 현장의 교전 수칙이 불명확했으며 일부 지휘관들은 공식적으로는 휴전을 지지하면서도 실제로는 전쟁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황색선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가운데 일부는 표적의 신원이나 위협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한 병사는 드론 공격이나 사격을 지시하는 병력들이 목표물을 정확히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직감이나 마지막으로 목격된 위치를 바탕으로 공격 좌표를 보고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다.
병사들의 증언은 이스라엘 내부 고발 단체인 '침묵을 깨다'(Breaking the Silence)가 수집한 참전 군인들의 증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단체의 나다브 와이만 사무총장은 "군 지휘부의 정책과 명령이 수많은 민간인이 보이지 않는 선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는 현실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이 확보한 인터뷰 기록에 따르면 한 병사는 '침묵을 깨다' 측 증언에서 황색선을 넘는 사람들에 대한 부대 지침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거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휴전 이후 수주간 가자지구에 주둔했던 또 다른 병사는 "인간의 생명은 가치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며 상관들로부터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전선을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색선 위치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은 곳이 많았지만 지휘관들은 이를 정비하는 것은 자신들의 임무가 아니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알아서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휴전 발효 이후에도 현지에서는 9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자지구의 황색선은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군이 설정한 완충지대를 의미한다. 일부 구간에는 노란색 표지물과 배럴 등이 설치돼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 당국은 최근 AP통신에 가자지구 중부 마가지 난민촌 인근 황색선 구간을 공개하며 현재는 경계선이 명확히 표시돼 있다고 해명했다.
군 당국은 하마스가 의도적으로 무장대원과 민간인을 경계선 인근으로 보내 군의 대응 태세를 시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황색선 인접 지역은 접근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민감한 작전 환경이라며 단순히 경계선에 접근했다는 이유만으로 민간인을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교전 수칙에 따라 무력 사용 전 경고가 이뤄져야 하며 즉각적인 위협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치명적 무력 사용이 허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터뷰에 응한 병사들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병사는 "그것을 휴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스갯소리"라며 "우리는 이제 '휴전'이라는 단어 사용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비영리 분쟁 분석기관인 '무장 충돌 위치 및 사건 데이터 프로젝트'에 따르면 지난 4월은 가자지구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달이었다.
황색선 인근 또는 경계선을 넘다가 사망한 인원도 1월부터 4월 사이 58명에서 73명으로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약 60%를 통제하고 있으며 향후 70%까지 통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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