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쟁점 '설계 변경' 근거 됐던 설계도 두고
조직위 "합의된 설계도 없었다"…대법도 배척
대법 "2심, 지급액 잘못 계산"…서울고법 환송
업체 측은 '설계 변경'을 이유로 대금을 청구했고, 조직위는 애초 합의된 설계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1·2심과 대법원 모두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9일 행사용 시설물 제조·임대업자 A씨가 조직위를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이런 취지로 판결했다.
다만 대법원은 2심이 조직위 측에서 지급할 금액을 잘못 계산했다는 취지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이 다시 살피게 했다.
A씨는 '오버레이(텐트, 캐빈, 그랜드스탠드)' 부문 공식후원사로 선정돼 2017년 7월 조직위에 후원금 32억8000만원을 지급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장에 시설을 설치·관리·운영하며 종료 후 이를 철거하고 조직위로부터 공급대금을 받는 조건이다.
A씨는 같은 해 9월 1·2차 후원금 9억8550만원을 조직위에 납부한 뒤 협의로 만든 설계도를 기초로 경기장 3곳에서 그랜드스탠드 착공에 들어갔다.
조직위는 약 3달 뒤 정식 공급계약을 맺었고, 설치 공사는 2018년 1월께 마무리됐다. 조직위는 공사대금 성격의 기성금 67억원을 A씨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A씨는 이후 조직위 측에 기존 설계가 바뀌어 추가 공급대금이 발생했다고 알렸고, 철거까지 모두 끝난 후인 2018년 7월 대금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그해 12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조직위가 그랜드스탠드 위치 변경, 관람석 계단 설치, 운영인력 투입 등을 지시했고, 이로 인해 100억원 상당의 추가 공급대금이 생겼다고 다퉜다. 애초 약속한 공급대금도 다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자신도 후원금 일부를 납부하지 않았던 만큼, 이를 종합해 95억4789만원을 조직위에 요구했다.
1심은 2021년 11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조직위는 A씨가 처음 공사에 참고한 설계가 공급계약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법원은 조직위가 설계도를 받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설계·시공 일괄입찰 계약으로서 설계 하자로 인한 추가공사는 계약금액 조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다퉜으나, 1심은 공급계약서 등에 그런 내용이 전혀 적혀 있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직위는 항소 및 상고하면서 다퉜으나, 2심과 대법원 모두 1심의 이런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1심은 조직위가 A씨를 상대로 보유한 후원금 채권의 상계(채권과 채무 간 소멸) 등을 고려해 지급 기준이 되는 추가 공급대금을 94억원으로 정했으나, 2심은 이를 87억원으로 조정했다.
A씨가 추가 공급한 품목 단가를 설계내역서상 원가 또는 정부 고시인 '표준품셈' 단가로 산출해서는 안 되고, 관련 법령상 협의요율 80.9%을 적용해 낮춰야 한다는 조직위 측 주장을 2심이 수용한 결과다.
그런데 2심이 추가 공급대금을 계산하는 기준으로 삼은 법원의 감정 결과에는 일부 품목의 단가가 협의요율이 아닌 원가를 기준으로 작성돼 있었다.
대법원은 "원심은 판단과 다른 협의요율로 계산한 감정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추가 공급대금을 인정했다"며 이 부분을 바로잡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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