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노동자 보수 0.8% 늘 때 기업이익은 2.7% 증가
국민소득 중 노동 몫 51%…1947년 통계 이후 최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국내총생산(GDP)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1분기 노동자 보수는 전 분기보다 0.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기업 이익은 2.7% 뛰었다.
그 결과 국내총소득(GDI)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낮아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최저치다. 반대로 기업 이익 비중은 12.1%로 올라 195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WSJ는 이 수치가 미국인들이 경제에 불만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짚었다. 경제 전체로 보면 성장과 호황이 이어지는 듯하지만, 그 과실이 노동자보다 기업과 주주에게 더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격차는 더 커졌다. 물가를 반영한 시간당 임금은 2019년 말 이후 3% 오르는 데 그쳤지만, 기업 이익은 같은 기간 50% 늘었다.
이 같은 차이는 증시와 일반 국민의 체감 경기 사이의 간극도 설명한다. 주식시장은 활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당수 노동자는 임금과 생활비 사이에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최근 격차를 키운 요인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호황이다. AI와 관련된 기업에는 투자금이 몰리고,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와 기술기업의 이익 기대도 커지고 있다.
WSJ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사례로 들었다. 한때 평범한 반도체 제조업체로 여겨졌던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의 메모리칩 수요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자 몫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노조 약화, 해외 생산 확대, 자동화, 기업 집중도 상승 등이 거론된다. 기업 수가 줄고 소수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면 가격 결정력이 커지고 이익률도 높아질 수 있다.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같은 이른바 ‘슈퍼스타 기업’의 성장도 격차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독점적 기술과 플랫폼을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익 증가는 빅테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WSJ은 S&P500 기업 중 대형 기술주를 제외한 나머지 493개 기업의 이익도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고 전했다. 기술기업 밖에서도 자본의 몫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적 반발도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억만장자에게 일회성 부유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주민투표에 오를 가능성이 있고,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AI 사용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거론된다.
교황 레오 14세도 AI가 노동을 대체할 위험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회칙에서 “더 큰 이익 추구가 일자리를 체계적으로 희생시키는 선택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AI로 인한 대규모 실업은 “진정한 사회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WSJ은 이런 조치가 실제로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봤다. AI나 억만장자에 대한 과세가 투자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노동자의 형편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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