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국제 공동결의 이행 위해…민간 의무 40→20일
韓·호주·영국 등 민간 방출…일본, 정부 방출까지
日 "이달 물량 60% 확보 전망"…韓 "80%↑ 확보"
산업부, 수급 물안 심화 시 정부 비축유 방출 검토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동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고자, 민간 비축유 의무일수를 줄이기로 했다. 정부 비축유를 직접 푸는 대신 민간 재고가 먼저 시장에 풀리도록 한 것이다.
일본이 정부 비축유까지 추가 방출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원유 확보 여력이 더 높아 민간 재고 활용만으로도 수급 대응이 가능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3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0시부로 민간 비축 의무일수를 기존 40일에서 20일로 낮추는 내용의 고시가 시행됐다.
앞서 정부는 IEA 국제 공동결의에 따라 다음 달 9일까지 총 2246만 배럴 공동 방출에 참여하기로 선언한 바 있다.
이번 고시를 통해 정부는 결의의 절반 수준인 1200만 배럴을 이행했다고 IEA에 통보할 예정이다.
정유사는 의무 일수가 완화되는 만큼 자율 판단에 따라 시장에 물량을 풀게 된다. 다만 실제로 1200만 배럴이 모두 시장에 풀릴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산업부 역시 현재 충분한 재고가 확보돼 있고, 스왑 제도를 통해 1500만 배럴이 이미 공급되고 있어 당장 시장에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가격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IEA 회원국들은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고자 총 4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공동 방출하기로 결의했다.
방출 의무는 ▲비축유 저장 시설에서 직접 방출시키는 '정부 방출' ▲비축 의무일수를 낮춰 민간 자율적으로 시장 유통이 이뤄지게 하는 '민간 방출' 방식으로 이행할 수 있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등은 우리나라와 같이 민간 방출을 시행한 바 있다.
반면 일본은 민간 방출에 이어 정부 비축유까지 추가로 방출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국가 비축유 20일분을 추가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민간 비축유 방출과 국가 비축유를 방출한 데 이어 두번째 정부 방출에 착수한 것이다.
일본이 정부 비축유까지 활용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은 원유 확보율이 자리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이달 필요 물량의 60%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날 우리 정부는 이달 기준 전시 대비 80% 이상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입선 다각화에 나선 상태지만, 대응 방식에선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과 달리 현재로선 정부 비축유 방출까지 검토할 단계는 아니란 입장이다.
민간 재고와 스왑 물량만으로도 수급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특히 약 1500만 배럴의 스왑 물량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정부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수급 불안이 심화되는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 비축유 방출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춰 정책적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우리나라는 정부가 판단했을 때 수급 차질이 발생한 상황이 아니라 굳이 정부 비축유를 방출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고 비상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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