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펀드·ETF에 21조원 순유입
신청 ETF만 14개, 전문가 "투기적 광풍" 경고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다음 달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관련 투자 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투기적 광풍'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계획을 공식 확인한 후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뮤추얼펀드 3개와 상장지수펀드(ETF) 4개에 총 140억 달러(약 21조원)의 순유입 자금이 몰렸다.
스페이스X 상장에 맞춰 관련 ETF 출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14개의 스페이스X 관련 ETF가 출시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기존 펀드들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스페이스X를 포트폴리오의 17.9% 비중으로 담고 있는 영국의 스코티시 모기지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는 최근 순자산가치(NAV)를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스페이스X 비중이 각각 18.9%, 13.8%인 에든버러 월드와이드와 베일리 기퍼드 US 그로스 펀드도 올해 들어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조던 스튜어트 투자이사는 "모두가 뛰어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매일 '비상장 AI 기업을 보유한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주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머스크에게 사실상 모든 권한이 집중된 독특한 지배구조와 적자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열풍과 머스크의 사업 성공 신화를 믿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ETF 업계도 앞다퉈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라니트셰어스, 레버리지 셰어스, 디렉시온, 디파이언스 ETF 등은 스페이스X 주가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준비 중이다.
모닝스타의 벤 존슨 고객솔루션 총괄은 "ETF 업계가 스페이스X IPO를 활용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지보다 일단 상품을 출시하고 보는 '준비-발사-조준' 식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 관련 종목도 급등세다. 위성 인프라와 우주선 부품을 생산하는 레드와이어는 스페이스X 수혜주로 떠오르며 IPO 발표 주간 개인투자자 매수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 공급업체인 필트로닉과 스피의 주가는 올해 100% 이상 상승했고, 지난해 스페이스X에 무선 주파수 자산을 매각하고 지분을 받은 에코스타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500% 넘게 급등했다.
뉴버거 버먼의 레노스 사비데스 주식자본시장 책임자는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은 평생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회사"라면서도 "스페이스X뿐 아니라 앤트로픽과 오픈AI까지 줄줄이 상장을 준비하는 최근의 IPO 붐은 오히려 강세장의 막바지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분위기는 2021년과 비슷하다"며 "당시 IPO 열풍 이후 2022년 증시 급락이 뒤따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약 1조2500억 달러(약 1875조원)로 평가받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상장 후 1조5000억 달러(약 225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후 종목 코드는 'SPCX'로, 나스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회사는 다음 달 4일 전후 투자설명회(로드쇼)를 거쳐 12일께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